[스페셜경제=이인애 인턴기자]수수료율 인상을 둘러싸고 대형가맹점(2만3000곳)과 카드사 사이의 마찰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일제히 수수료율 인상을 통지하자 가맹점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공식 협상기간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연이어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통신사들은 수수료율 인상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카드사들에 보내며 지난 25일 자동차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상을 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 자동차사들은 당시 가맹점 계약 종료까지 거론할 정도로 거센 반대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들 외에도 주유소, 항공사, 대형할인점, 백화점들 또한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달 말 연 매출이 5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가맹점 2만3000곳에 수수료율 최고 0.3%포인트 인상을 통보했다. 이는 작년 11월 발표된 카드 수수료 체계 종합 개편에 따라 정해진 수순이었다.


정부가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에 들어가면서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을 대폭 확대해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위험해졌다. 이에 정부는 카드사에게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율 인상이 가능하도록 허가해준 바 있다. 카드사들은 현재 1.8~2.0% 수준인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을 2.04~2.25% 선으로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수료 인상안을 받은 가맹점이 한 달 내 이의제기 시 협상을 통해 최종 인상분을 조정해야 한다. 대형가맹점들이 연이어 인상안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 계획대로 수수료율 인상이 가능하게 될 지는 미지수다.


특히 통신사와 항공사는 인상률이 가장 높아 반발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형 가맹점이 이처럼 반발하는 이유는 대형가맹점이 부담해 온 막대한 수수료 지출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사는 지난해 카드사에 3699억원을 냈다. 여기서 수수료율이 인상된다면 추가 부담 수수료는 616억원에 달한다. 올해 매출 신장률을 반영하면 추가 부담 수수료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다른 초대형 가맹점도 동일한 상황이다. 카드사에서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상대로 인상을 통보한 수수료율은 0.2%포인트대다. 이를 작년 수수료 지출에 적용해 계산해 보면 각각 451억원과 304억원이 추가로 드는 것이다.


양측은 이처럼 대립하면서도 서로 일종의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협상은 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낮은 연체율과 자물쇠 효과까지 보장해주는 통신사를 놓치기 아쉬울 것이며 통신는 할인·적립 혜택에 익숙해진 고객들을 유치하려면 카드사가 필요한 입장이다.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사이의 이견 차가 큰 만큼 합의안 도출이 예년보다는 더딜 전망이지만 결국에는 합의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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