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앞으로 ‘피처’라고 불리는 갈색 대용량 페트병 맥주를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주류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수입맥주로 인해 부진한 맥주사업에 타격이 예상되면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27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맥주 페트병 규제 여부와 대안 등을 두고 주류업계 등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을 진행했다.


최근 환경부가 환경 규제에 나서면서, 그 일환으로 2021년까지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페트병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재활용 기준을 강화키로 결정했다.


당초 계획으로는 자외선 차단이 되지 않는 무색 페트병에 보관 시 변질될 수 있는 맥주 페트병은 제외하고 음료 유색 페트병에만 적용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환경부가 맥주 페트병에 대해서도 분담금 차등화를 통해 유리병과 캔으로 전환하도록 단계적 퇴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해 내달 맥주 페트병을 포함한 유색 페트병 규제, 라벨 등급화 관련 세부 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아직 맥주에 대한 개선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추후 적용될 경우 전체 맥주 출고량 중 약 16%를 차지하는 페트병 제품이 단종될 수 있는 만큼 국내 맥주업계에 긴장감이 감돈다.


맥주는 주원료인 홉이 자외선에 닿으면 변형될 수 있어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갈색 페트병을 사용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기술로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무색 페트병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수입맥주와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페트병 맥주마저 사라지면 맥주 사업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페트병 맥주는 용량이 1600ml정도에 약 3700원대에 출고되고 있다. 반면 500ml 캔 맥주 출고가는 약 1700원 수준이다.


‘네 캔에 1만원’에 판매되는 수입맥주에 가격으로 대항할 수 있는 국산맥주는 사실상 페트병 맥주가 유일한 셈이다.


페트병 맥주는 업체 입장에서 캔이나 병에 비해 제조 단가가 낮아 유리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캔맥주에 비해 단위당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가진 페트병 맥주마저 단종되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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