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개혁·개방 물꼬 틀 수 있을까…김정은, 북중회담에서도 개혁·개방 언급
삼성 베트남공장 방문 가능성도 있어

북한 노동신문은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모습을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7~28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스페셜경제=김수영 인턴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북한 대표단이 27일 베트남 현지 경제시찰에 나섰다. 오는 2일까지 3박 4일 일정의 북한식 ‘도이모이’ 학습이라는 분석이다.


오수용·리수용·김평해 등 당내 부위원장들과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행원들은 이날 오후 베트남 산업단지로 알려진 항구도시 하이퐁을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퐁은 베트남의 경제발전을 주도한 지역으로, 완성형 자동차 업체인 ‘빈패스트’와 휴대전화 업체인 ‘빈스마트’, 스마트 농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농업단지 ‘빈에코’ 등이 모두 하이퐁 지역에 위치해 있다.


특히 외자유치기업이 밀집해 있다는 점에서 구소련의 개혁·개방정책인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에 이어 1980년대 베트남식 개혁·개방정책으로 일컬어지는 ‘도이모이’(도이머이·doimoi)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북한 개혁개방 모델 중 하나로 제기된 베트남의 경제정책에 대해 김 위원장 뿐 아니라 북한 당국도 상당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가 단독 입수한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 주요발언 발췌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은 개혁·개방을 할 것”이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수행원으로 경제 담당인 오수용 부위원장과 인사 담당인 김평해 부위원장이 새로이 합류한 것에 대해서도 북한의 경제발전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날 시찰에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는 먼저 간부들이 사전 시찰을 하고 북미회담이 종료된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베트남 친선 방문 일정에 맞춰 김 위원장 본인이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라는 시각과, 김 위원장은 비중 있는 경제시찰을 하고 다른 지역은 간부들이 대신한 뒤 보고하는 방식으로 보다 실용적인 방식의 시찰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후자의 경우 김 위원장의 ‘비중 있는’ 경제시찰로 박닌성에 있는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방문을 예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이 이뤄지면 북한의 경제 개혁의지를 대외적으로 확인시키고, 우리 측에도 긍정적인 함의를 줄 수 있는 행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한 ‘오해 섞인’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삼성전자 공장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격적인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된 28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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