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거래수수료가 없어 인기를 끄는 증권사 비대면 계좌가 사실은 비싼 신용이자를 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비대면계좌는 방문 없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인건비 부담이 없다. 따라서 주식거래 수수료 0원 등 거래조건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대면계좌는 고객들이 잘 보지 않는 신용거래에는 고금리 이자를 적용해 오히려 영업점보다 비용을 더 지불하는 고객이 매우 흔하다.


비대면계좌는 지난 2016년 금융개혁 차원에서 도입됐다. 증권사들은 영업점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투자자들은 집에서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증권사 신규계좌 가운데 비대면계좌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수준이다. 전체 활동 계좌 중에서는 비대면이 30%정도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신규계좌 57만3000여개 가운데 비대면이 39만7000여개로 69.3%에 이르렀다. NH투자증권의 경우에는 누적 비대면 계좌 29만여개, 고객자산 9조3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용거래를 주로 하는 고객들에게는 오히려 비대면 계좌가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계좌의 신용이자율을 최고 12%까지 늘려 이를 부담하는 고객들이 수두룩한 것이다. 비대면계좌 신용이자율은 영업점 대면계좌보다 많게는 4%포인트까지 올렸다.



대신증권의 신용거래 이자율은 영업점에서 7%(1그룹 기준, 30~59일 기간)를 적용했지만 비대면계좌에서는 11%까지 늘렸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억원을 신용 매수해 30일간 보유하면 영업점에서는 77만원(주식거래 우대수수료 20만원 + 신용이자 57만원) 수준이지만 비대면계좌는 수수료 없이 이자만 90만원 선이다. 거래수수료가 0원이어도 신용거래에서는 비대면계좌가 불리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의 비대면 신용거래 이자율은 12%로 영업점 대비 3%포인트 높고, 미래에셋대우는 다이아몬드등급 고객이어도 비대면에서 9%다(영업점 금리는 6~7.2%). 한국투자증권도 영업점 대비 2.25%포인트정도 높은 신용이자율을 매긴다.


증권사 이자율은 조달금리 2%초반에 가산금리를 더하면 4%대 초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사의 비대면계좌와 영업점 이자율 차이가 1.5%포인트 정도로 그나마 차이가 적었다.


증권사들은 비대면계좌도 마케팅비용과 시스템운영비 등을 보완하기 위해 수수료 대신 신용이자라도 더 매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비대면 계좌로 인건비와 계좌개설 위탁수수료를 절감한 것 치고는 상당히 높은 이자율로 보인다.


더구나 주식이라는 담보가 있는 대출에 저축은행급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제공=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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