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9510가구 공급으로 미니 신도시로 불리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세난이 점차적으로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한 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온 여파로 인해서, 전용 84㎡ 전세금이 4억원대까지 추락해 불안한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전세금은 5억원대 후반~6억원대로 안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 현대산업개발과 입주관리대행사인 CHP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입주율은 71%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9510가구 중 1401가구를 제외한 8100여 가구 중 70% 넘게 잔금 납부를 마친 상황이다. 처음 우려에 비해서는 입주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지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한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이타운(4494가구)’과 잠실 일대 낡은 아파트에서 옮겨오는 전세수요와 지난달부터 신천동 ‘미성크로바(1350가구)’가 이주를 시작하면서 ‘전세난’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신천동 진주아파트(1507 가구) 역시도 다음달부터 이주가 확정된 상황이라 추가 수요가 발생함으로서 헬리오발 전세대란은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외에 다른 강남 아파트 단지의 경우 4개월이 넘도록 입주율이 저조한 단지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해 1월 14일로 입주지정기간이 마무리된 강남구 일원동 소재의 ‘래미안 루체하임’이다.


<매일경제>의 취재에 따르면 해당 단지 입주율은 입주지정기가 40일 넘게 지난 2월 24일까지도 72%선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잔금 납부율 역시 80%에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서울 아파트는 30~60일 정도인 입주지정기간 내 실입주비율이 80%를 기록한다.


하지만 지난해 9?13 대책이 발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9?13 대책 발표 전까지만 해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신고 건수는 월 1만 건을 상회했지만, 올해 들어 월 1000건대로 급락한 것이다.


즉, 입주를 위해서는 원래 살던 집을 팔고 분양받은 새집으로 이사를 가야하는데,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수분양자들이 주택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조사에 따르면 입주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입주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기존 주택 매각 지연(37%)’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전세 수요 대비 공급이 한 번에 증가한 것 역시 미입주의 주요 사유로 꼽히고 있다. 래미안 루체하임은 전용 84㎡ 호가가 18억~20억원 선인데, 전세금 8~9억원대에 머물러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50%에 못 미치고 있다.


이렇게 새 아파트의 전세금이 낮아진 이유는 인근 개포동 입주 시작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개포동 래미안 블래스티지(1957가구)가 곧 입주를 시작해 전세물량이 많이 나온데다가, 여름께 입주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1320)까지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도입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해 1주택 이상 보유자 대출경색으로 일부 가구는 잔금 대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주택 이상 보유자는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으면 아예 잔금 대출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현금 부자가 아닌 다음에는 세입자를 구해야만 하는 것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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