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내달 중순부터 공공택지 분양 민영아파트의 분양 원가 공개항목이 62개로 증가하면서 공시지가와 함께 3기 신도시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두고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의 실효성이 높아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잇지만, 업계는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는 분양가상향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의 분양가격 공시항목을 현행 12개에서 62개로 확대시키는 내용의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원안 통과시켰다.


현재 공공택지 공급주택의 경우에는 ▲택지비 3개(택지구매비, 기간이자, 그 외에 비용) ▲공사비 5개(토목, 건축, 기계설비, 그밖에 공사종류, 그밖에 공사비) ▲간접비 3개(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기타비용 1개 등 총 12개 항목을 공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정안대로 62개 항목으로 확대하면 공사비 항목은 토목을 세분화해 토공사, 흙막이공사 등 13개로 늘고, 건축은 23개, 기계설비는 9개로 증가하는 등 총 51개로 늘어난다. 택지비 항목도 3개에서 4개, 간접비 항목은 3개에서 6개로 각각 증가한다.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와 고시를 거친 뒤 빠르면 3월 중순 입주자모집공고를 시작하는 아파트부터 작용된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항목 확대를 통해 분양가상한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적정 가격에 주택 공급이 이뤄져 국민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우선 3기 신도시에 공급되는 아파트 가격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지보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3기 신도시 4곳 가운데 3곳은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공시지가가 전국 평균에 턱걸이하거나 평균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3기 신도시 대규모 택지 가운데 남양주 왕숙지구(1134만㎡)의 표준지 공시지가 평균 상승률은 19.4%를 기록했지만, 이 외에 하남 교산지구(649만㎡)와 과천 택지지구(55만㎡)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10.3%에 그쳤다.


이는 서울(13.87%)의 공시지가에도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올해 전국 공시지가 평균(9.42%)보다 고작 0.88% 포인트(p)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인천 계양 태크노밸리(335만㎡)는 5.1% 상승에 그쳐 전국 평균에도 못 미쳤다. 따라서 공시지가를 기반으로 한 토지보상도 낮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택지비 항목이 늘어나는 등 원가 공개 효과가 겹쳐진다면 3기 신도시 집값도 기존 신도시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수 있다.


이에 건설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로 인해서 입주자 소송 등 분쟁의 빌미만 제공할 수 있는 데다가, 실질적인 집값 하락 효과도 검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원가를 기술적으로 검증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면서 “이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강력한 가격 통제를 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건축비를 줄여야 하는 만큼 3기 신도시와 같은 신규 택지지구의 전반적인 아파트 품질 저하도 우려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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