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반도체 굴기를 내세우고 있는 중국이 향후 몇 년 뒤에는 한국의 반도체 기술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꼽히는 중관춘을 둘러본 뒤 “우리도 이러고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소회를 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경각심은 더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중국이 반도체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켜 완제품 수입 의존도를 낮추게 되면 한국을 비롯한 주요 반도체 수출국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지난 2014년 중국은 218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펀드를 조성해 7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 관련 투자에 합세해 규모는 1조 위안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4월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은 반도체 심장론을 펼치면서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는 그만큼 중국정부가 반도체 사업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중국 기업이 단기간 내에 국내 기업과의 반도체 기술이나 생산능력 격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중국 반도체산업 육성 정책의 현황 및 영향력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굴기 속도는 미국의 견제 강화로 둔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소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기술 고도화 및 자본 집약 심화로 진입장벽도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이 시장 진입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이 막대한 투자금을 반도체에 쏟아붓고 있지만 아직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 10위권 안에 들어온 중국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제무역연구원은 중국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3사 사이에는 여전히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 간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역시 국내 기업과 비교하면 D램은 5년, 낸드플래시는 3~4년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경영연수고는 향후 중국 반도체산업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중심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2~3년 내에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위협할 정도의 기량을 펼칠 순 없지만 시스템반도체와 소재, 후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는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가적인 투자가 계속되다보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위협하는, 반도체 강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