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수영 인턴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재를 풀고 싶지만 그러려면 다른 쪽에서 뭔가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번 발언은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제재 완화를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목표”라 발언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제재 해제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곧 있을 막판 실무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미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해 온 만큼 사실상 북한을 상대로 한 발언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다른 쪽’(other side)이 북한이 아닌 우리나라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간의 통화에서 남북 경제협력을 북미정상회담의 미국 측 상응조치로 활용하라고 제안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임에 따라, 성공적인 회담을 통한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촉구한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 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쓸 카드가 많으면 좋지 않겠나. 한국이 카드 종류를 늘려줄 수 있다는 의미”라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미 있는 무언가’라는 표현은 북한의 보다 과감한 비핵화로 실질적 결과물을 가까운 시일 내에 확인할 수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에도 “제재를 빨리 풀어주고 싶지만 북한이 핵을 제거해야 한다”는 등 이번과 유사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부분은 “이번이 마지막 회담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점이다.


북미협상 초창기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협상 답보 과정을 거치며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달성까지 2차 정상회담은 물론 추가 정상회담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요구해오던 단계적·동시적 협상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번 회담에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세계 시선을 의식해 기대치를 일정 부분 미리 하향조정하려는 의도로도 파악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약 일주일 간 북미는 치열한 실무협상을 통해 최대한의 결과를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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