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증권업계가 지난해 4분기 성적표를 받아들고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미래에셋대우의 실적은 부진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가총액 2조 원이 넘는 국내 주요 5개 증권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2조12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조9915억 원보다 소폭 올랐다.


미래에셋 대우는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회사로,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고꾸라졌다. 지난 4분기 당기순이익은 269억 원으로 전년 동일 기간보다 72.2% 감소했다. 시장컨센서스(기대치)인 508억 원의 반 토막 수준이다.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매매 손실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과 발행물량이 전체적으로 줄어 수익이 심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져 국내 시장도 위축됐고 그에 따라 증권이나 파생 등의 수익이 전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반대로 메리츠종금증권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작년 1분기(1034억 원)부터 2분기(1090억 원), 3분기(1073억 원), 4분기(1142억 원) 전부 1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분기 실적은 전년 동일 기간보다 32%나 올라 1142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작년 전체 실적은 전년보다 22.13% 증가한 4,338억으로 나타나며 자기 자본금 규모 4조 원이 넘는 초대형 IB인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 증권의 순이익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는 부동산 금융에 수익이 몰렸었지만, 그 후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작년 3분기까지는 4109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4분기 874억 원으로 고꾸라져 전년 동기보다 28.9% 감소했다. 하지만 연간 순이익은 1위를 지켰다. 전 부문 고르게 순이익을 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1.2%로 초대형 IB 중 홀로 10%를 넘겼다.


NH투자증권은 4분기 순이익이 117억 원으로 시장컨센서스 463억 원의 ¼ 수준이다.


투자은행(IB) 부문을 보면 약 800억 원의 이익을 내면서 67% 올랐지만,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 부문에서 1000억 원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도 3분기부터 순익이 급격히 하락해 4분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어든 376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컨센서스는 416억 원이었다.


4분기 매출액이 늘어난 KB 증권은 1조8229억 원의 이익을 내면서 전년 동기보다 15.7%가 늘었으나 상반기 신사옥 이전과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 등으로 영업손실 483억 원, 당기순손실 301억 원을 내 결국 적자로 전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4분기 글로벌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심리가 저조해 호실적을 낸 증권사가 많지 않다”면서 “하지만 차츰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은 좋아질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거래세 개편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각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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