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올해 국내 기업에 부담해야 하는 법인세(2018년 실적분)가 미국 기업보다 많아진다. 미국이 이듬해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14%나 낮춘 반면에, 한국은 기존 22%에서 25%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한국경제연구원에 산정한 ‘한·미 주요기업 법인세 부담률 비교’ 자료에 따르면 미국 주요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은 일제히 떨어진 것에 반해서 한국 기업들은 대폭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반도체 한국’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법인세율 부담이 각각 27.5%, 27.2%에 달했다. 지난 2017년보다 각각 2.6%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는 1년 동안 벌어들인 수익의 4분의 1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법인세전차감순이익이 (13조 4396억원→21조3410억원)이 증가한 비율 (58.8%)보다 법인세(2조 7973억원→5조8010억원)가 훨씬 큰 폭(107.4%)으로 확대됐다.


이에 반해서 미국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경우 지난해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은 14.6% 증가했지만, 세율 인하 등으로 법인세는 78.9% 줄어들었다. 인텔의 법인세 비중은 9.7%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의 1수준이다.


이에 비해 미국의 대표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지난해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14.6% 늘었지만 세율 인하 등에 힘입어 법인세는 78.9% 줄어들었다. 인텔의 법인세 부담 비중은 9.7%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의 1 수준이다.


인텔뿐만 아니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등도 같은 법인세 부담률이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법인세 부담이 커진 국내 대기업과 대비되는 점이다.


이렇게 미국과의 법인세 부담률이 역전현상이 발생하자, 재계에서는 법인세 인하를 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인세 세율이 글로벌 투자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한국만 법인세를 인상할 경우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면서 경영이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법인세로 거둬들인 돈의 상당 부분을 해당 산업 발전 등에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내는 법인세는 1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법인세의 약 30% 가량을 두 개 회사가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정부가 반도체 연구(R&D)에 배정한 예산은 지난 2017년 기준 연구 314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009년 1003억원에서 8년 동안 70%나 줄였기 때문이다. “돈 잘 버는 회사에 R&D 비용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업계는 “생태계 구축은 기업과 정부가 함께해야할 몫”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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