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넷마블이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MBK파너트스와 중국기업인 텐센트와 연합해 넥슨 인수전에 나섰다. 국내 게임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넷마블은 그동안 넥슨을 인수할 적임자로 거론돼왔다. 다만, 몸값이 10조원에 달하면서 넥슨이 넷마블을 단독 인수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8일 업계에서는 국내 자본시장의 큰손인 MBK파트너스와 넷마블이 컨소시엄을 구성함에 따라서, 가장 큰 문제로 꼽혔던 자금력 문제가 해결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인수가 7조2000억원) 인수전에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2017년 대성산업가스(1조2000억원) 인수전에선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을 꺾었다.


10조원에 달하는 만큼 인수가격을 감안하면 MBK파트너스가 컨소시엄 내 최대투자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경영은 넷마블이, 투자는 MBK파트너스가 책임지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컨소시엄에서 텐센트의 투자금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6%를 보유한 3대 주주로,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하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넷마블이 이러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또 다른 유력 인수 후보인 카카오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는 넷마블 컨소시엄에 합류하지 못한 칼라일그룹, KKR, TPG, 베인캐피털, 실버레이크 등 외국계 재무투자자(FI)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넥슨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넷마블 컨소시엄이 넥슨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넷마블은 국내 1위 게임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 또한 글로벌 게임 시장 10위권 진입도 가능하다. 지난해 넷마블과 넥슨의 매출은 각각 2조원과 2조 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두 기업의 매출을 합치면 4조 5000억원을 넘는다.


국내 게임업계 3위를 달라고 있는 엔씨소프트 매출 규모가 1조 7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심지어 세계 9위 게임업체 닌텐도 매출보다도 많다.


업계에서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경쟁력을 쌓은 두 회사가 합치면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고 봤다. 넷마블의 주력은 모바일 게임으로, 넥슨의 주요 수입은 PC게임에서 나온다. 중국에서 매년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던 ‘던전앤파이터’가 대표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의 판호(게임 영업 허가증)를 막아 넷마블의 중국 진출이 좌절됐지만 넥슨을 인수하면 중국으로의 시장 다변화에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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