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투자와 고용,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이 궁금한 우리 경제 팩트체크 10’이라는 제목의 영상과 자료집을 공개했다.


팩트체크를 통해 한국 경제의 실상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에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주요국 대비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로 요약된다.


이에 고용과 소득 분배 측면에서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8일 기재부에 따르면, ‘국민이 궁금한 우리 경제 팩트체크 10’이라는 제목의 5분 52초짜리 영상과 58쪽 분량의 자료집이 지난 1일 기재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10문 10답 형태의 이 자료는 한국 경제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을 돌파하고 주요국 대비 양호한 성장세와 함께, 고용의 질도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진단의 근거로 “인구 5천만명 이상 국가 중 7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돌파하며 경제강국 ‘30-50클럽’에 가입”했음을 들었다.


또 “역대 최대인 수출액 6052억달러를 달성하며 세계 6위 수출국의 위상을 공고히 했고, 무역규모도 1.1조달러로 세계 9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꼽았다.


정부는 민간 소비가 7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정부는 “임금상승 등에 힘입어 민간소비는 7년만에 최대 수준(+2.8%)으로 증가했고, 주요국과 비교시에서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고용?소득분배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부진 등 경제활력이 둔화되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점은 일부 자인했다.


2017년 31만6000명 수준이었던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지난해 9만7000명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는 점도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일할 수 있는 주 연령대의 인구(생산가능인구) 자체가 줄었고, 제조업 분야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 부연했다.


특히 상용직 일자리는 34.5% 늘어난 반면, 임시?일용직(-19.5%)과 자영업자(-4.4%)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우려하기도 했다.


소득분배 상황 역시 2016년 이후 3년째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상위 20% 계층의 평균소득을 하위 20%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인 ‘소득 5분위 배율’이 2015년 4.46에서 2016년 4.81, 2017년 5.18, 지난해 5.52로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소득분배 악화 원인으로 “고령화가 심화되고, 소득이 낮은 계층이 일자리를 찾는 데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투자 부진으로 경제활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전년과 비교해 각각 -1.7%, -4.0%의 마이너스 성장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업황 불확실성, 심리 위축, 신규 주택착공 감소 등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설비?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정부 진단이다.


정부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 추세인 점을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함께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게 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한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진단을 거두지 않았다. 3대 주요 신용평가사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영국?프랑스와 같은 수준, 중국?일본 보다는 1~2등급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국가부도위험을 보여주는 CDS 프리미엄도 역대 최저 수준이라는 점도 근거로 꼽았다. 사상 최고 수준인 외환보유액과 30% 수준인 외채건전성 지표도 근거로 제시됐다.


정부의 이런 진단에 대해 일각에서는 ‘팩트체크’라는 제목에 무색하게 일부 유리한 지표만을 놓고 너무 안일하게 진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경제지표인 실업률, 투자?생산지표가 빠진 점이 지적됐다. 또 정부가 자랑하고 있는 수출이 지난해 12월 1.2%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도 5.8%가 감소하는 등 뚜렷한 하락세가 보이고 있는 부분은 진단에서 빠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상당수 언론이 한국 경제의 어두운 면만 부각했다고 보고, 이번 팩트체크 자료를 통해 한국 경제의 긍정적 부분을 알릴 방침이다.


정부는 해당 자료집 2만부를 전국 학교,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 배포했다. 전체 2만부 중 약 1만3000~1만4000부는 전국 초·중·고·대학교에 집중적으로 배포에 한국 경제의 실상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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