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열었지만, 노선변경과 광화문역 추가를 두고 이견이 발생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총 사업비 2조9017억원이 투입되는 GTX-A 노선은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갔지만 노선 변경을 두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고, 광화문역 추가를 놓고 서울시와 불협화음을 내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대심도철도(지하급행철도)의 안전성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공개 기술토론회는 청담비상대책위원회 주민 100여명의 방해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무산됐다.


청담비대위는 청담동 주택가를 지나게 돼있는 노선을 예비타당성 통과 당시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지나는 원안대로 하거나, 한강 하저를 지나는 강남구 대안 노선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청담비대위 관계자는 “한강 인접 지역은 암반대 종류와 형상이 매우 불안정하고 청담 지역은 파쇄대(단층에 따라 암반이 부스러진 지대)가 다수 존재해 암반 품질 지수가 100점 만점에 13~18점에 불과한 지역이 많다”며 “철도 터널 내 지하수 배수로 인해 토사층 지하수가 줄어들고 한강물이 유입되는 과정에서 토사가 쓸려나가 지반 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정성과 경제성을 봤을 때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지나는 예타 노선이 비용 대비 효용이 가장 높고 고속철 의미에도 부합한다”며 “아니면 영동대표 한강 밑으로 일부 우회하는 강남구 대안 노선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토부는 이날 토론회를 통해 지하 40m가 넘는 깊이에 철도를 건설하는 대심도 터널공법(TBM)에 대해 설명하고 토론할 기회를 갖고자 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다만 국토부는 대안 노선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비상시 승객피난거리가 길어 방재 안전성이 취약해진다”며 “곡선반경이 줄기 때문에 운행속도가 시속 120㎞로 제한돼 열차운영 효율이 저하된다”고 밝혔다.


동일한 이유로 파주 교하 주민들도 노선 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교하 8단지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GTX A 노선 차량기지 노선변경 주민대책위원회’는 “기존 노선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교하 8단지와 한국지역난방공사 지하를 관통하는 노선을 새 노선에 포함시킨 것은 주민목숨을 담보로 한 것이다”며 “교하 8단지와 한국지역난방공사 지하를 관통하는 차량 입?출고선의 노선을 변경하라”고 주장했다.


최종환 파주 시장도 “시민안전이 최우선이다”며 시민안전을 위해 공사할 것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국토부 측에 GTX-A 노선에 광화문역을 추가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중순 국토부에 GTX-A 노선에 광화문역을 추가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국토부에 보냈다. 국토부는 그해 8월 비용 문제를 해결하면 검토할 수 있다고 회신했으나 서울시는 연말까지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1일 ‘새로운 광화문광장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광장에서 서울시청까지 이어지는 지하공간을 활용해 GTX-A 광화문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역 신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예산 10억원도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광화문역을 추가하는 데 1500억~1900억원 정도가 더 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서울시는 광역철도인 만큼 관련법에 따라 정부가 사업비의 50%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토부는 “추가 사업비 전액과 운영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 보전을 하겠다고 약속하면 광화문역 신설을 검토할 수 있다”며 버티고 있다. 비용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검토조차 어렵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문제는 서울시가 GTX-A 노선 사업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다. 노선의 상당 부분이 서울시를 관통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가 협조해 주지 않으면 공사가 지연되는 등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앞서 신분당선 건설 공사 때도 서울시가 양재IC 부근에 역을 추가해 달라고 하면서 공사 관련 허가를 내주지 않아 공사가 1년가량 지연된 바 있다. 당시에는 역을 추가하지 않고 일부 역 위치를 조정하는 것으로 양측이 합의했다.


서울시는 국토부와의 의견 대립에도 불구하고 이달 안에 ‘GTX-A 노선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 타당성 심사 및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권순구 서울시 철도계획팀장은 “사업 타당성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토부와 관련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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