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웃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인턴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자유한국당 당권에 도전할 것임을 공식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 한국당 당사에서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통해 “이제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전 시장은 “김정은의 대변인 같은 대통령의 처신에 국가 안보는 백척간두에 서 있다.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제, 탈원전 정책 등 아마추어 경제실험으로 빈곤층은 몰락하고 김태우·신재민 등 양심적 내부고발자에 의해 정권 부패는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 딸 가족은 해외로 이주하고 영부인 절친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에 최측근 김경수 지사 실형까지, ‘이게 나라냐’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며 정부와 여당인사를 비판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김경수 법정구속 법원판결에서 보듯, 부정선거로 탄생해 정통성마저 의심받는 정권이다. 그래서인지 저들은 ‘20년 장기집권’을 말하며 철옹성을 쌓으려 한다”며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국적인 국민들의 지지다. 수도권에서 과반 이상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의 희망인 정권 탈환은 한낱 꿈에 머물 것”이라 경고했다.


과거 서울시장 당시의 자신의 과오에 대한 반성도 이어졌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 시절 망국병인 무상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더 치열하게 싸워 이겼어야 했지만 너무 성급했다. 한꺼번에 시장 직까지 걸었던 점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반성한다. 그러나 공펴이란 이유로 무조건 똑같이 나누는 사회는 지금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라며 한국당 내 계파갈등 문제를 지적하고 탈피를 촉구했다.


오 전 시장은 “지도자 한 사람을 중심으로 권력을 좇아 편 가르고 싸워왔던 구태정치의 과거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로 나뉘어 싸워왔던 지난 10여년부터 반성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우리 당에 덧씌워진 ‘친박 정당’이라는 굴레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 더는 부정하지 말자. 불행히도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에 큰 실망을 안겨드린 게 사실”이라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법적 가치에 부응하게 사용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난파된 당을 두 번이나 구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할 수 있어야 보수정치가 부활할 수 있다”며 “‘박근혜냐, 아니냐’의 논쟁으로 다음 총선을 치루기를 민주당은 내심 원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 프레임으로 걸어들어 가는 순간 총선은 참패”라 경고했다.


오 전 시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한국당 전당대회 빅3로 불리는 황·오·홍 중 유난히 돋보이는 행보로, 홍 전 대표와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석방 카드를 들고 나온 데 반해 오 전 시장은 그 대척점에 서서 유일한 비박계 주자임을 천명했다.


앞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지난 3일과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거듭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했고, 황교안 전 총리 역시 6일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국민 의견이 적지 않다”며 간접적으로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이어 향후 한국당의 과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오 전 시장은 “제가 국회의원직 불출마를 선언하면서까지 실천한 ‘오세훈표 정치개혁’은 바로 ‘돈쓰는 정치, 부패선거’의 퇴출이었다. 15년이 지난 지금, 저는 다시 우리 정치에서 ‘패거리 정치의 청산’을 위해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감한 개혁을 통해 한국당의 기초부터 다시 세우겠다. 당 조직 전체가 개혁보수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민들 앞에서 자신있고 당당하게 보수임을 말할 수 있도록 당 체질부터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당 당 대표는 결코 ‘누리는 자리’, ‘영광의 자리’가 아니다. 한 때 외면 받았던 당을 보수우파 중심으로 다시 재건하는 ‘헌신의 자리’라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희생하며 정권 탈환의 선봉장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라 역설했다.


아울러 오 전 시장은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를 겨냥해 “‘여러 가지 이유로 불안한 후보’에게 기회를 한 번 줘 볼 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가 한가하지 않다. 이미 기회를 잡았지만 처참한 패배를 자초한 분에게 다시 맡길 수도 없다”면서 “다음 총선은 ‘문재인 심판’이 돼야 이긴다. 가야할 길이 분명히 보이지만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현실과 타협하는 분들이 총선 대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앞장서 내년 총선을 수도권 압승으로 이끌겠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정치, 유능한 정치, 미래지향 정치’를 실현해내겠다”며 “한국당이, 대한민국 정치가 다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도록 반드시 해 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