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비건(Stephen Biegun, 왼쪽)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방한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봉주 기자]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실무협상을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6일 평양을 방문한다.


북미가 실무협상을 평양에서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 입장에서 긍정적 신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서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과 회담을 갖기 위해 2월 6일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실무협상이 5일쯤 판문점에서 열릴 것이라던 예상을 빗나간 결과다. 북미사 실무협상을 판문점이나 제3국이 아닌 평양에서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이례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무회담 장소가 평양으로 낙점된 것과 관련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에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건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과 미국 입장을 들어보려 한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비건이 평양 체류 동안 김 전 대사보다 급이 높은 북측 고위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일각에서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비건의 김정은 위원장 예방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평양 실무회담이 판문점에 비해 ‘속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김 위원장의 의중이 북한 협상 대표에 곧바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양에서 실무회담이 이뤄지면 협상 동안 즉각적인 보고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판문점에 비해 조속한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는 평양이 판문점에 비해 본국과의 소통에 불편함이 있으나, 비건 대표가 대북협상의 결정권을 상당 부분 갖고 있는 만큼 결정적인 장애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양 실무회담 성사가 여러 의미로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됨에도 이 자체를 북미간 이견이 좁혀졌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건 이르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북미는 ‘비핵화-상응조치’의 범주를 큰 틀에서 합의해야 하는 동시에 이달 말 개최 될 정상회담의 문구를 세부적으로 조율하는 작업 역시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북미간 기싸움이 불가피하리란 전망이다.


또한 각론에서 치열한 머리 싸움이 예상되면서 실무협상이 하루 안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함께 우라늄 농축시설 신고·폐기까지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건 대표는 평양 방문을 공식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이룬 합의, 즉 완전한 비핵화와 미­북 관계의 변화, 그리고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 구축을 보다 진전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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