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방침을 공식화하면서 ‘메가 조선사’ 탄생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매각 협의가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과 합병이 성사될 경우 세계 1, 2위 조선사가 결합하는 메가 조선사로 거듭나게 된다.


두 회사가 한솥밥을 먹게 되면 출혈 경쟁이 줄어들어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많지만, 적절한 구조조정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1일 산은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양측은 산은 보유 대우조선주식 전부를 현대중공업 앞으로 현물출자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기본합의서 체결에 합의했다.


현대중공업과 산은이 중간지주사인 조선통합법인을 합작으로 설립한 뒤 산은이 통합법인에 대우조선 지분을 현물 출자한 뒤 신주를 받아 주주로 참여하게 된다.


이 조선통합법인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수평 구조를 갖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에 대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추진한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과 결합하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시너지 효과는 분명하다. 두 회사는 지난해 수주 잔량 기준으로 세계 1, 2위를 차지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전 세계 수주를 싹쓸이하고 있는 고부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해 한국 조선업은 LNG선 일감을 거의 독점하며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수주실적 1위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가 성사되면 연구개발(R&D)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재료비 절감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술 공유를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원가절감이 가능해져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초 기대한 구조적 공급 과잉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운사이징(인력?사업규모 축소) 계획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글로벌조선 시황과 설비 과잉을 감안하면 캐파(생산능력)를 줄여야 한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일단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조선통합법인이 설립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수평적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양사의 사업 구조가 거의 동일해 유사한 부서의 통폐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사 노조가 인력 구조조정 등을 우려해 인수합병에 반발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며 강경 투쟁 방침을 밝혔고, 현대중공업 노조도 임단협 조합원 투표도 무기한 중단한 채 사측을 비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 빅2 체제 개편의 전제는 다운사이징으로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 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의 인수가 실질적으로 유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조선사업의 규모가 더욱 커지면 업황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며 “업황 침체 시 피해가 더 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력 구조조정이나 해양쪽 다운사이징 계획 등은 현 시점에서 답변하기 어렵다”며 “그 부분은 아직 전혀 협의된 내용이 없어 본 계약이 체결 이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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