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일본과 유럽연합(EU)이 맺은 경제동반자협정(EPA)이 1일부터 발표된다.


이번 양국의 협정이 내리막길로 접어든 한국 수출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과 EU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인 ‘일·EU EPA’는 지난 2013년 3월 협상개시 후 4년 만에 비준까지 마치고 1일 발효된다.


최근 EU가 체결한 FTA 중 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사례로 꼽히며, 양측 모두 오는 3월 29일 브렉시트 이전 발효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번 협정을 통해 각각 96%, 86%의 즉시 관세 철폐 및 15년 내 99%, 97% 철폐를 약속했다.


문제는 한국의 대(對)EU 수출 주력품목이 일본과 많은 부분에서 겹친다는 것이다. 한국의 100대 수출품목 중 일본과 경합하는 품목은 자동차·부품, 기계, 전자, 광학·의료기기, 고무, 화학, 철강 등 65개에 달한다.


특히 양국 모두 동 총 수출의 50% 이상이 중간재, 15% 가량이 자동차로 이들 품목은 EU시장에서 한·일간 경합 품목으로 꼽힌다.


향후 자동차 및 부품, 기계 등은 일본이 특혜관세를 적용받아 EU시장에 들어오게 되면서 관세철폐 기간이 끝나는 5~7년 후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무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실제로 한·칠레FTA 초기 큰 혜택을 봤던 한국산 공산품이 일·칠레 FTA가 발효된 이후에는 효과가 미미해진 사례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EU EPA로 인한 한국 수출의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트라(KOTRA)는 1일 ‘EU-일본 EPA 발효에 따른 유럽내 한·일 수출 경쟁여건 분석 보고서’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수출에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국 모두 유럽 현지 생산비중 증가세로 직접적인 수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는 일본산의 관세 인하(7년간 10% 관세 철폐)로 일부 영향은 있겠지만, 이미 일본의 EU역내 생산(총 151만대)이 수출(64만6000대)을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일본의 자동차부품도 현지조달 비중이 높으며, 기계부문 역시 기존 공급선을 바꾸기 쉽지 않은 특징이 있어 관세인하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김상묵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EU-일본 EPA가 우리 수출에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대EU 수출 경쟁력 제고를 준비해야한다”며 “이번 협정이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기존의 한-EU FTA에 따른 선점효과를 잃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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