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국내 화장품 업계의 왕좌 자리를 지켜왔던 아모레퍼시픽이 LG생활건강에 1위를 내줬다. 창사 이후 줄곧 화장품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했던 아모레퍼시픽이, 영업이익에서 처음으로 LG생활건강에게 역전당한 것이다. 때문에 매출 역시도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부문 매출액은 5조 2778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으나, 영입이익 4820억원으로 33%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아모레퍼시픽그룹 전체 매출 6조 782억원 중에서 화장품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86%나 달한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지난해 화장품부문 매출은 3조 9054억원, 영업이익 78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8%, 46%증가한 것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음료와 생활용품 포트폴리오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화장품부문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57%에 불과하다.


때문에 LG생활건강은 전체 실적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제쳐도 화장품 1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LG생활건강이 지난해 화장품부문 영업이익에서 아모레퍼시픽을 2500억원 가량 앞선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부문 매출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6년 6조 9504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5조 2778억원으로 2년 만에 1조 6700억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이에 반해서 LG생활건강은 2016년 3조 1556억원, 2017년 3조 3111억원, 지난해 3조 9054억원으로 4조원을 넘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은 로드숍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전년대비 25% 감소했고, 에뛰드는 적자 전환했다. 에스쁘아는 지난해에 이어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럭셔리 라인인 설화수 등도 경쟁사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LG생활건강은 후와 숨 등 럭셔리 아인을 앞세워 중국 내 4분기 기준 54%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더욱이 후 같은 경우 연매출 2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분야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독주가 이어졌지만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역전당하며 매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입지가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판관비 지출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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