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고가 전략’을 펼쳐왔던 아이폰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뚝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혁신 없이 매니아층을 믿고 고가 전략을 펼쳤던 것이 발목을 잡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1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아이폰 매출이 전년 대비 15%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 판매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총 849억달러(약 9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나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애플의 4분기 매출액이 5% 감소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실적발표에서는 매출과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아이폰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번 실적발표부터 애플이 아이폰 판매 다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구체적인 판매 대수는 알 수 없다.


다만 애플은 아이폰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중국 매출 급감을 꼽았다. 이날 애플은 중국 내 매출이 131억 7000만달러(약 15조원)로 지난해 179억 6000만달러(약 20조원) 대비 26.7%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들은 아이폰의 부진이 단순히 미중무역 갈등으로 인한 중국 판매 부진이 아니라, 애플의 고가 전략이 실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 6590만대를 출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년 7730만대 대비 15% 줄어든 것이다.


특히 SA는 아이폰 출하량 급감의 원인이 지나치게 높은 아이폰의 가격과 화웨이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업체의 추격 때문으로 봤다. 여기에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으로 아이폰 교체 주기가 늘어났으며, 신흥 시장 수요도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SA는 애플이 ‘아시아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북미와 유럽에서 선방했지만 중국과 일본에서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 XR·XS·XS 맥스를 출시하면서, 국내 기준 200만원을 육박하는 출고가를 책정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 가격 조정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팀 쿡 CEO는 “달러화 강세로 환산 시 현지 아이폰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졌다”면서 “현지에 맞는 가격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