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전반적으로 교통사고가 감소세를 보이는 동안 노인 교통사고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자 교통사고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17년 기준 전체 교통사고의 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노인 기준을 나이별로 세분화하고 각각의 안전 대책을 만들어 노인 교통사고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이스트(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 연구팀은 008~2015년 서울에서 발생한 35만7679건의 경찰청 교통사고 데이터를 토대로 고령 인구의 교통사고 위험도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고 피해자를 연령에 따라 ▲청년 그룹(14~24세) ▲중년 그룹(25~64세) ▲저고령 그룹(65∼75세) ▲고고령 그룹(75세 이상)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65세 이상 노인 차량 탑승자는 조수석과 뒷좌석에 탔을 때 심각한 부상 위험이 중년 그룹에 비해 각각 2.03배, 2.23배 더 컸다.


이는 같은 조건에서 운전석의 심각한 부상 위험이 1.2배 차이가 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치다.


안전벨트 미착용에 따른 심각한 부상의 위험도 고령 탑승자가 중년 탑승자보다 1.96배 더 높았다. 고고령 그룹(1.69배)은 저고령 그룹(1.16배) 보다 위험도가 높았다.


특히 고고령 그룹은 중년 그룹 보다 내리막길과 야간보행 시 교통사고에 따른 심각한 부상의 위험이 23배나 높았다. 안전벨트 미착용에 따른 부상위험도 1.69배에 달했다.


그럼에도 고고령 그룹의 안전벨트 미착용률은 48%로, 저고령 그룹이 22%를 기록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지적이다.


노인들은 거리를 걷는 중에도 교통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컸는데, 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트럭, 음주운전, 육교 부근 무단횡단 등이 꼽혔다.


응급상황 대응력이 떨어지는 75세 이상 고고령 그룹에게는 내리막길도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리막길을 걸을 때의 심각한 부상 위험이 중년 그룹보다 23배나 높았다.


또 음주운전 트럭과 야간 오르막길도 고고령 노인에게 심각한 부상 위험을 각각 18배, 10배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마타났다.


연구팀 윤윤진 교수는 “한국은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만큼 교통사고 위험을 단순노인 기준에서 벗어나 고고령과 저고령으로 이분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교통안전을 개별 사건 사고로 인지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공공 보건의 한 분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교통사고예방’(Traffic Injury Prevention), ‘플로스원’(Plos-one)에 발표됐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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