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한국형 행동주의 펀드 KCGI가 한진그룹의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여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일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CGI 본보기 삼아서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경영권 승계가 걸린 지주사들, 방만경영 논란이 되는 대기업들을 노리는 토종 주주 행동주의 펀드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GI가 보유한 한진칼의 지분은 10.81%에 달한다.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을 뒤로 하도 두 번째 대주주인 것이다. 심지어 KCGI의 경우 한진의 지분도 8.03%나 보유하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 펀드’란 펀드사가 기업의 일정한 의결권을 확보해서 배당을 확대하고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익 극대화라는 목적은 다른 펀드들과 같다. 다만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내려는 일반 행동주의 펀드와 달리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는 오너 중심의 국내 기업환경에 맞춰서 오너의 경영권 견제와 기업가치 제고를 중장기 목표를 내세운다.


이에 전문가들과 재계사이에서는 KCGI를 따라서 새로운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대주주 지분이 낮아 지배구조 문제가 될 수 있는 기업이 행동주의 펀드의 다음 목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모펀드가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의결권 있는 주식 10% 이상을 취득해야 하는, 자금 부담이 커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통상적으로 대기업의 지분 10%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수천억에서 수조에 이르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의 현실적인 목표는 대주주 지분율은 낮으면서 현금은 많고, 배당에 인색한 기업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대형주로서는 네이버, 중형주로서는 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 소형주로서는 한국단자, 광동제약, 조광피혁 등이 행동주의 펀드에 취약해 보인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대주주 지분이 40% 이하며, 15% 이하의 배당성향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다른기업보다 보유현금, 자사주, 자기자본 내 이익잉여금 비중이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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