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신교근 인턴기자]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라이언앤폭스 대표 김웅 기자를 폭행했다는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마포경찰서는 해당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손 사장은 폭행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이 ‘불법 취업 청탁과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해자 김 씨는 2017년 손 사장의 접촉사고 당시 옆 좌석에 있던 동승자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손 사장이 먼저 ‘JTBC 탐사기획국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다’고 주장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웅 기자 폭행' 논란에 휩싸인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왼쪽)안나경 앵커와 2017년 5월 10일 JTBC 소셜라이브 '문재인 대통령의 첫날'을 진행하고 있다.(출처=JTBC 유튜브 채널 'JTBC News' 캡쳐)

경찰과 김 씨, 손 사장 측의 설명과 주장에 따르면 사건은 이렇다.


김 씨는 지난 10일 오후 11시 50분경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식주점에서 손 사장과 단둘이 식사를 하다 얼굴 등을 폭행당했다며 인근 지구대를 찾아가 상황설명을 했다.


이후 13일 경찰에 정식으로 신고했으며, 19일 이메일로 폭행 상황을 담은 진술서와 전치 3주 상해진단서, 사건 당일 손 사장과의 대화를 녹음한 음성 파일 등을 마포경찰서에 보냈다.


김 씨가 경찰에 보냈다는 추가 진술서에 따르면 “손 사장이 2017년 4월 16일 일요일 밤 10시 경 ‘경기도 과천시 소재 한 주차장’에서 (견인차량과)접촉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해 도주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라며 “사고 직후 (손 사장은)피해자들로부터 추적당해 4차로 도로변에 정차했고, 경찰 출동 후 상황이 정리됐다. 손 사장은 17일 ‘피해자 일행에게 150만 원을 송금해 합의했으니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JTBC 사옥에서 손 사장을 직접 인터뷰했다”며 “손 사장은 업무용 차량을 직접 운행하며 비업무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동승자 신원과 차량 운행 사유, 접촉사고 인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내놨다”고 했다.


김웅 라이언앤폭스 대표 및 프리랜서 기자(출처=라이언앤폭스 홈페이지 캡쳐)

김 씨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손 사장 측은 24일 입장문을 통해 “우선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김 씨가 손 사장에게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 사장을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손 사장은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다”라며 “김 씨는 지난해 여름 어디선가 이 사실을 듣고 찾아 와 ‘아무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며 ‘기사화 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씨는 재반박을 했다. 김 씨는 “후배님들, 폭행사건 피혐의자 손석희 씨 측이 제가 ‘채용을 요구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한다는 사실 익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JTBC 탐사기획국 기자직 채용은 분명 손 씨가 먼저 제안했다”면서 “인생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삶은 참으로 이율배반적이다. ‘진보’라는 이 시대의 요람이 괴물을 키워냈다”고 토로했다.


'김웅 기자 폭행' 논란에 휩싸인 손석희 JTBC 사장이 지난 24일 JTBC 뉴스룸을 진행하기에 앞서 이날 제기된 폭행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출처=JTBC 유튜브 채널 'JTBC News' 캡쳐)

이와 관련 손 사장은 지난 24일 JTBC 뉴스룸을 진행하며 “뉴스 시작 전에 짧게 좀 말씀 드리겠다.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들 놀라셨을 줄 안다”라며 “드릴 말씀이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을 드린다.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 주실 것을 믿고, 앞으로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해 가겠다”고 피력했다.


손 사장은 김 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으나, 김 씨는 손 사장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메시지를 공개했다.


<조선일보>가 공개한 ‘김 씨와 손 사장의 텔레그램 대화’에 따르면 손 사장은 ▶이력서는 내가 좀 어레인지(arrange)해서 탐사기획국장에게 넘겨놨는데 본인이 아직 답은 못 구한 듯 ▶여기까지는 담당 국장 등과 논의해서 진행시킨다 해도(사실 이것도 쉽지는 않어ㅠ) 내가 밀어 넣으려 한다고 말들이 많을 거야 ▶그런데 그렇게라도 해보지 않는 건 내가 너한테 미안한 일인 것 같다. 여기까지 또 얘기하자 ▶암튼 막히면 뚫든가 돌아가야 하는 법. 최대한 방법을 찾아볼 생각 ▶공기 또 더러워졌네. 하여간 살 곳이 못된다 ▶나도 리버럴하고 싶네, ‘암튼’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김웅 기자 폭행' 논란에 휩싸인 손석희 JTBC 사장이 안나경 앵커와 지난 24일 JTBC 뉴스룸을 진행하고 있다.(출처=JTBC 유튜브 채널 'JTBC News' 캡쳐)

한편, 김 씨는 진술서를 통해 “피해자들은 ‘(손 사장의 제네시스 EQ900)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동석하고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손 사장은 90세를 넘은 자신의 어머니가 탑승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라며 “심지어는 손 사장이 ‘우리 어머니가 탔던 것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고 강변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 사장은)일요일 늦은 밤에 노환이 깊은 친모를 과천까지 이동시킨 이유를 손 사장은 설득력 있게 해명하지 못했다”라며 “심지어는 ‘누구의 집에 모셔다 드렸냐?’는 질문에도 ‘모른다’ 답변했다”고 말했다.


앞서 손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 김 씨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로이터통신, 경향신문, KBS에서 기자로 근무한 바 있다.


'김웅 기자 폭행' 논란에 휩싸인 손석희 JTBC 사장이 (맨 왼쪽)안나경 앵커, (맨 오른쪽)심수미 기자와 2017년 5월 10일 JTBC 소셜라이브 '문재인 대통령의 첫날'을 진행하고 있다.(출처=JTBC 유튜브 채널 'JTBC New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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