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방부가 발간한 '2018 국방백서'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적(敵) 개념을 삭제하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인턴기자] 국방부는 15일 ‘북한은 적(敵)’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국방부는 이날 ‘2018 국방백서’를 발간하고 그동안 북한을 자극한다는 지적을 받아오던 ‘킬체인(Kill Chain)’, ‘대량응징보복(KMPR)’이란 용어를 공식 삭제했다.


국방백서는 우리나라의 국방정책을 대외적으로 알리고자 1967년부터 매년 발간한 간행물로, 핵과 미사일 등의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위협이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면서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 표기해왔다.


이후 1994년 3월 판문점에서 열린 제8차 실무접속에서 북측 대표 박영수가 “서울이 여기서 멀지 않다.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은 불바다가 된다”는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1995년 발간한 국방백서에 처음으로 ‘주적(主敵)’이라 규정했다.


이러한 표현을 두고 북한군은 우리 군과 대치관계에 있으면서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교류·협력의 대상이라는 이중성을 갖고 있으며 이런 이중적인 특수 관계에 있는 상대를 대외적으로 ‘적’이라 규정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남북 경제협력과 인적 왕래를 위해서는 남북군사 간 긴장 완화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상대를 내부문서도 아닌 공개 발간물을 통해 ‘적’이라 공식 규정한 채로 어떻게 신뢰관계를 쌓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게다가 남북정상은 작년 4·27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고 천명한 바 있고, 이 선언의 이행을 위한 군사합의서 또한 체결되어 착실히 이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방부는 이번 백서에서 ‘적’의 범위를 “남과 북은 군사적 대치와 화해·협력의 관계를 반복해왔으나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새로운 안보환경을 조성했다”며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표기해 북한을 직접 특정하지 않고, 모든 위협·침해세력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판단했다.


또 국방부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라며 “우리 군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고,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나갈 것”이라는 문구를 새로이 추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백서는 북한의 전력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6년 11월 4일자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 특수작전대대 전투임무 등을 보도했고, 특히 특수전부대의 위상 강화를 위해 ‘특수작전군’을 별도의 군종으로 편성·분류하는 등 특수작전 능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북한군은 전략군사령부 예하 9개 미사일여단을 편성하고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비롯해 북극성-1형 등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4·15형을 비롯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백서는 신형 단거리미사일(SR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대포동 등 북한이 개발했거나 보유한 14종의 미사일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북한의 핵 능력과 관련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0여kg과 고농축우라늉(HEU)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2017년 7월과 11월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화성-14·15형을 각각 발사한 것에 대해서는 “탄두의 대기권 재 진입기술 확보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실거리 사격은 실시하지 않아 추가적 확인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2018 국방백서’는 국방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e-book형태로 열람 및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국회, 정부기관, 연구소, 도서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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