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이제는 돼지의 장기까지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정부 농업연구기관인 농촌진흥청은 2019년 기해년 ‘돼지해’를 맞아 올해로 10년이 된 돼지 이종(異種) 이식 관련 연구현황을 소개했다.


이종 장기이식은 이식용 장기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말기 질환 환자에게 사람의 장기 대신 돼지 등 다른 종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 초기 과학자들은 유전적으로 인간과 가까운 원숭이 등 영장류의 장기를 이식에 활용하려고 했으나, 개체 수가 적고 성장속도가 느린 데다가 장기 크기도 인간보다 작아 이식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반면 일반돼지 크기의 3분의 1로 개량한 미니돼지의 장기 크기는 인간 장기와 비슷하고, 임신기간이 짧고 개체 수가 많다는 점에서 최근 이종 장기관련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도 첨단 생명공학 기법으로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삽입한 돼지를 개발하고 이들의 장기와 조직, 세포를 사람에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농진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은 10년 전인 2009년 ‘지노(XENO)’를 개발했다. 사람에는 없는 알파갈 유전자 일부를 없어 이식 후 몇 분 안에 생기는 초기 면역거부 반응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지노의 심장을 이식한 원숭이는 43일 동안 생존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노에 이어 알파갈과 함께 사람 면역유전자인 특정단백질(MCP)을 발현하도록 유전자 2개를 조절한 ‘믿음이’도 나왔다.


믿음이의 심장을 이식한 원숭이는 60일 동안 생존했으며, 각막은 400일 넘게 그 기능을 유지했다.


이후 ‘소망이’와 가장 최근에는 ‘사랑이’까지 등장했다. 사랑이는 지노, 믿음이, 소망이의 유전자 편집 내용을 모두 지니고 있어 초급성·급성·혈관성 면역거부 반응을 모두 제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진청 축산원 임기순 동물바이오공학과장은 “바이오 이종장기용 돼지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임상 적용”이라며 “이 기준에 맞는 연구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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