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뒤, 잠시나마 안정됐던 신흥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앞서 아르헨티나, 터키가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은데 이어 이번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다시 한 번 ‘신흥국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포한 이후 신흥시장이 또 한 번 위기를 맞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는 24일부터 2000억 달러(약 226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10%로 적용되는 관세율은 연말까지 25%로 늘어날 예정이다.


중국 역시 이에 대한 보복 방안을 마련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중국이 보복 관세와 함께 미국 제조업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원재료, 장비 등의 대미 수출을 막는 ‘수출 규제’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의도와 달리 중국 경제는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엄포를 놓은 뒤 상하이종합지수는 약세를 보이며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마저 하락하고 있어 중국 인민은행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266%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기를 겪는 족족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중국이 앞으로 경기 침체 없이 어떻게 부채를 줄일 수 있을지가 도전이 될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었던 중국의 부채 문제가 최악의 경우 새로운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이어 안정을 되찾나 싶었던 신흥시장 역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에서 집계하는 신흥시장 증시와 통화지수는 각각 연초 대비 12%, 6% 정도 하락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외환시장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아르헨티나, 터키 등에 이어 재정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남아공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면 (다른 신흥국보다도) 취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미·중 무역전쟁에도 강세를 보이던 인도마저 흔들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은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조치는 시장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미국과의 무역 분쟁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통화 가치와 주가지수 하락은 모디 정부에 더 큰 압력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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