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해소는커녕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미국 기업들마저 이로 인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힘을 합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반대하는 로비 활동을 펼치기에 이르렀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전 산업에서 수천개의 기업들이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미국인(Americans for Free Trade, AFT)’ 단체를 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AFT는 ‘관세가 심장부를 해친다(Tariffs Hurt the Heartland, THT)’라는 관세 반대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AFT에는 IT기업, 제조업체, 소매업체, 농장주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무려 300만 달러(약 34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정책 ‘반대 로비’를 펼칠 예정이다.


AFT 결성 이전에도 미국 내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무역 관련 로비스트는 450개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100개였던 점을 고려하면 무려 4.5배 늘어난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FT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사과재배업자, 동부 메인 주의 바닷가재 양식업자 등을 비롯해 농업, 수산업 등에 종사하는 국민들이 관세 정책으로 큰 손실을 입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조만간 의회에 서한을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기업들의 로비 관행은 자연스러운 행위이며 통상 입법 권한을 지닌 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펼쳐져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적 권한 ‘남용’을 겨냥해 로비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대하는 기업들이 공동 연대를 형성하는 등 힘을 합치고 있다.


지난주 소매업체 연합이 의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관세가 소매업에 얼마나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는지 호소한데 이어 ‘자유무역을 위한 농민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이라고 불리는 10개주에 광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전미수산제조업협회(the National Marine Manufacturers Association) 로비스트 니콜 바실라로스는 “무역전쟁이 이처럼 오래 심각한 양상으로 지속될 것이라 예상한 이익단체는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매슈 샤이 미국소매연맹 회장 역시 “미국 경제의 모든 부문이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볼 것이다”라며 “무역전쟁이 현실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워싱턴에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해소하기는커녕, 심화시키고 있다. 앞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향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