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SK이노베이션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한 덕분에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0일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의 출하량을 분석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4.8% 증가한 315MWh(메가와트시)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경쟁업체보다 시장 진출은 늦었지만 최근 적극적인 투자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헝가리에 43만㎡(약 13만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연산 7.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이 공장은 2022년에 완공돼 본격적인 양산과 공급을 시작한다.


지난달에는 중국 창저우시 금탄경제개발구 내 30만㎡(약 9만 평) 부지에 연산 7.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중국 공장 역시 2019년 하반기에 공장 준공을 완료하고,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 인증 등의 과정을 거친 뒤 2020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량은 4.7GWh에 불과하지만 두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은 약 20GWh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자국 배터리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전면 폐지할 방침이라 이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업체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유에 대한 투자 역시 호재를 맞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규제가 적용되면 선박들은 황 함유량이 낮은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선박에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일 생산량 4만 배럴 규모의 VRDS(감압 잔사유 탈황설비) 신설과 저유황중유 등을 통해 IMO 규제에 대비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는 202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VRDS 신설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VRDS는 감압 잔사유에 수소를 첨가해 탈황 반응을 일으켜 경질유나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감압 잔사유는 고유황 연료유로 2020년 IMO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SK이노베이션은 감압 잔사유를 저유황 연료유로 전환해 판매함으로써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IMO 환경규제를 대비해 저유황유 사업 규모를 늘리고 이를 기회로 친환경 해상유 시장 경쟁력도 적극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IMO 규제가 시작되면 저유황유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SK이노베이션이 큰 수혜를 입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이도연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2020년부터 강화되는 IMO 규제와 관련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독립 정유사”라며 “독립 정유업체로써 중질유 및 고유황원유 가격의 상대적 하락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유황 회수 설비를 통해 투입 원료 비용을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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