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갤러리조은은 작가 전병현이 12년간 작업해온 미공개작 블로썸(Blossom)시리즈를 들고 한남동 갤러리조은에서 초대전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야생화의 아름다운 모습을 들판에서 캔버스로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 같은 작품 24점이 공개된다.


전 작가 특유의 굵직한 마티에르(질감)는 야생화의 생명력을 부각시키며, 다채로운 색채로 만개(Blossom)한 꽃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6년 작품부터 올해 신작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그린 뒤 일기처럼 숨겨둔 작품들이 12년 만에 공개된다.


Blossom, 259 x 162.1cm, Oil on canvas, 2010

전 작가는 한국적 정서를 뿌리에 두고 그림을 그리는 한국의 대표 화가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제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고졸 학력자로는 처음 대상을 거머쥐었고, 이듬해 2회에서도 연이어 수상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서 파리국립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국내로 돌아와 추상과 구상,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창적인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의 주된 모티브는 자연이다. 대표적인 작업으로는 한지의 재료인 닥죽으로 입체감 있게 표현한 블로썸 시리즈가 있다. 대부분 마티에르가 강조되어 서양화느낌이 짙지만, 한편으로는 비워진 화면의 공간과 색감에 의해 수묵화가 연상되기도 한다.


평생을 주제든 표현의 방식이든 하나의 형식으로 수렴되지 않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업들을 해온 그가 이번 전시에서는 가장 대중적이지만, 그래서 더 어렵다는 ‘꽃’을 내놓는다.


Blossom, 45,5 x 52,5cm, Oil on canvas, 2018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꽃’은 두껍고 얇게 발라진 물감의 마티에르와 색채의 아스라함이 교차하며 꽃의 강인함과 연약함, 자연의 이중적 에너지를 동시에 드러낸다.


빈틈없이 완벽한 밀도감과 잠시 시선이 쉬어 갈 수 있는 여백의 미까지, 생동하는 자연 그대로의 야생화를 표현했으니 보통의 꽃그림과는 차원이 다르다.


전 작가는 “꽃 그림은 제일 무시당하기 쉬운 그림이지만 제일 어려운 그림이기도 하다. 자기만의 개성을 찾기가 힘드니까” 라고 말한다.


조은주 큐레이터는 “13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30일간 열리는 ‘메밀 꽃 필 무렵 – Blossom(展)’은 비밀의 숲속에 있을 법한 꽃들이 시간과 공간을 해탈한 듯 등장한다”며 “사진으로는 완벽한 재현이 어려운 작가 특유의 기법은 실제로 꼭 갤러리조은에 직접 방문하여 감상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Blossom, 91 x 117cm, Oil on canvas, 2006
Blossom, 90 x100cm, Oil on canvas, 2006


(사진제공=갤러리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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