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양측 간 통상분쟁의 해소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정의윤 인턴기자]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서양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협상에 재돌입한다.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세실리아 말름스퇴름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양측 간 무역현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7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EU가 상대방 제품에 대한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모든 관세를 철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한다는 데 원칙적인 합의를 이룬 바 있다.


이후 EU는 자동차를 제외한 미국산 공산품에 대해 관세를 인하했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PG) 및 대두의 수입을 확대하면서 미국에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달 만에 다시 만나는 미국과 EU 대표단은 이번 협상에서 양자 간 모든 산업 제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자는 말름스퇴름 EU 집행위원의 제안 등을 놓고 논의를 거듭할 예정이다.


양측은 모두 이번 브뤼셀 협상이 미국과 EU 간의 이른바 ‘대서양 무역전쟁’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와 농업 문제 등 양보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산재해있어 협상안 도출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자국 농산물에 대한 유럽 시장의 개방 정도를 이전보다 더욱 확대하는 문제를 논의하길 원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은 이것이 협상 의제로 포함되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아울러 EU가 미국산 대두 수입을 확대한 것에 관해서도 일부 EU 관계자들은 순전히 미중무역전쟁에 따라 발생된 시장의 도미노 현상 중 하나일 뿐 특별한 조처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유럽 소식통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융커 위원장이 합의를 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노의 범위에서 완전한 합의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AFP통신은 유럽 협상 관계자들이 이번 회동에 대해 별로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트럼프의 언급을 통해서도 감지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말름스퇴름 집행위원이 EU의회 무역위원회에 출석해 “만일 미국이 똑같이 한다면 우리도 자동차 관세를 제로까지 내릴 수 있다. 다른 관세들을 모두 제로로 내릴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같은 날 트럼프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제로 관세 제안은) 별로 좋지 않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트럼프는 “유럽인들의 소비습관은 미국의 자동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자동차를 사는 것”이라면서 “EU가 거의 중국만큼 나쁘다. 중국보다 아주 조금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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