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정의윤 인턴기자]미국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타 국가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주가 양극화 정도가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가장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3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세계 크로스애셋 신흥시장 전략 책임자 제임스 바티의 말을 인용해 “비(非)미국 주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미국 주식보다 성과를 적게 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올해에만 8.6% 올랐지만 MSCI신흥시장(EM) 지수는 8.7% 떨어졌다.


신흥시장에서는 주식시장만 악화된 것이 아니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서 금융 시장의 면역력이 취약한 국가들의 통화가치는 급락하고 있으며,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차용해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다른 나라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실적도 급락세를 띄고 있다. 이에 BoA 메릴린치 전략가들은 현재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할지를 결정해야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고 진단했다.


BoA 메릴린치 전략가들은 다만 신흥시장 약세가 국제 금융 시장이 불경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MSCI EM지수가 하락했지만 선진국과 신흥국 주가를 합산해 산출하는 MSCI 전세계 지수(ACWI)는 올해 2.2% 상승해 국제적인 불황을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BoA 메릴린치 전략가들은 국제 경기를 낙관하는 이유로 생산격차지수를 지목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들의 실제 국내총생산(GDP)과 잠재 GDP의 편차를 잠재적 GDP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생산격차(output gap)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 역사적으로 신흥국 시장의 경기 반등 이전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메릴린치의 바티는 “역사적으로 사이클의 정점은 이 수치가 플러스 1.5∼3%일 때로 중앙은행이 (정책 개입으로) 급제동을 걸어야 할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때”라며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위험 요소가 남아있지만 신흥국 시장이 아직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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