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

[스페셜경제=정의윤 인턴기자]미국의 경제 제재로 위기에 처한 터키가 향후 1년 동안 거액의 대외채무를 갚거나 연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9일(현지시간) JP모건의 관련 문건을 인용해 내년 7월 말까지 갚아야 하는 터키의 대외채무가 1790억달러(약199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터키의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에 근접하는 액수다.


민간부문의 채무 액수는 1460억달러였고 이는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이는 민간부문 중에서도 주로 은행의 채무였다. 나머지는 공공부문이 변제해야할 몫이었다.


JP모건은 최근 물가가 급등하고 리라화 가치는 폭락하는 가운데 기업의 부채가 누적되고 있는 터키의 경제상황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1년간 연이어 만기가 도래할 막대한 빚을 갚을 능력이 터키에게 있는지 의문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JP모건은 “해외 금융기관이 터키 위험을 줄이려고 할 것이므로 일부 터키 기관은 만기 연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금 흐름이 갑자기 끊기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만기 연장에 위험이 더 커지고 경상수지적자를 메우는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터키는 경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우방국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은 연일 타국에 손을 벌리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지난 16일 터키의 경제가 굳건하며 IMF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가운데 독일, 러시아, 중국을 직접 호명하면서 미국의 독선적인 행태에 함께 대항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지난 27일에는 프랑스로 건너가 르메르 프랑스 경제재무장관과 만나 투자를 호소했다.


같은 자리에서 알바이라크는 “미국의 경제 제재가 계속되면 난민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면서 유럽을 압박하기도 했다. 터키는 현재 350만명에 달하는 난민들을 수용하면서 유럽의 ‘난민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경제 위기가 지속될 경우 이 난민들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암시였다. 즉, 유럽에 대한 위협이었다. 실제로 이 위협이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독일이 터키에 대한 금융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0일 현재 터키의 경기 신뢰 지수가 2009년 3월 이후 10여 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리라화 가치는 또다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은 당 지표가 취약해진 터키 경제의 현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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