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올해 유례없는 호황에도 불구하고 정유업계가 일자리 창출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직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4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창출을 최고 국정과제로 삼으면서 재계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총 2조1524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매출 13조4380억원, 영업이익 8516억원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매출 4조 5813억원, 영업이익 5572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매출 6조31억원과 영업이익 4026억원,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5조 4532억과 영업이익 3136억을 기록했다.


정유 4사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지난 1분기 실적을 딛고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실적이 오른 만큼 채용을 더 늘리진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친 근로자의 총인원은 17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25명보다 200명 늘어 13.11% 증가했다.


GS칼텍스는 올해 상반기 근로자의 총인원은 3001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2860명보다 141명 근로자가 늘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상반기 3186명의 근로자에서 올해 상반기 3239명으로 53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1773명에서 올해 38명 증가한 1811명의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유업계에서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업종 특성상 설비를 가동하기 위한 인원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국제 유가가 평균 60달러 선까지 급락했을 때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재고평가 손실 발생 등을 이유로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당시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회사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위기를 관리한다는 명문으로 ‘만 44세 이상으로 5년 이상 근무자나 만 44세 미만 중 10년 이상 근무자’ 등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실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한 이후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추가적인 채용은 없었다.


반면 정유 4사는 직원들 월급을 인상하며 제 식구 챙기기에 열 올렸다.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평균 급여는 모두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962만원 더 지급된 것으로 집계돼 눈길을 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회사의 입장에서는 기존 인력들에 대한 대우를 좋게 해주고 채용을 줄이는 것이 더욱 남는 장사일 수 있어 일자리 창출에 인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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