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3일 대통령궁에서 해외주재 터키 대사들을 불러모은 공관장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정의윤 인턴기자]미국과의 갈등으로 금융 위기에 처한 터키가 카타르와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현지시간) 카타르중앙은행(QCB)이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타르중앙은행이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터키중앙은행(CBRT)과 카타르중앙은행이 금융 안정성을 도모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며 금융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난 17일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통화스왑은 양국이 필요할 때 서로 간의 통화를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거래를 말한다. 필요할 때 자국 통화를 상대국 중앙은행에 맡기고 상대방 통화를 빌려 쓸 수 있게 하는 것으로 경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외화를 확보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앞서 지난 15일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방인 카타르의 군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로부터 150억 달러(약 16조7000억원)의 투자를 약속받은 바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리라화 폭락세가 진정되기도 했다. 이번에 통화 스와프 협정까지 체결하면서 터키는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기보다 우방국과의 협력 관계를 긴밀히 해 금융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터키 관영 통신 아나돌루는 양국의 통화 스와프 협정이 1단계에서만 30억달러(약 3조3675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터키 경제는 미국과의 갈등으로 막대한 부채와 폭발적인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상태다. 리라화는 연초 대비 37%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터키가 미국의 주요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물러나지 않고 있고 미국 역시 이에 맞서 추가적인 조치를 예고한 만큼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S&P와 무디스는 지난 17일 터키 국가 신용등급을 또 한 차례 강등시켰다. S&P는 급격한 리라 변동성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한 단계 떨어트렸으며, 무디스는 'Ba2'에서 'Ba3'로 낮췄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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