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에 불만을 표시에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연준을 비판했다가 ‘독립성 훼손 논란’에 휩싸인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지난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주 롱아일랜드 햄프턴에서 열린 후원금 모금 행사에서 “파월이 저금리를 지지하는 연준의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금리를 올리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상황이 좋은데 왜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방해를 하느냐”고 언급했다.


실제로 미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4.1%를 기록하고 지난달 실업률은 3.9%로 ‘완전 고용’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2020년 재선 캠페인을 시작하는 시점에 경제성장률, 고용률 등 경제지표가 둔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행사 참석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연준의장을 선정할 때 저금리를 선호한다는 이유로 파월을 택했으나 파월이 의장이 되자마자 신속하게 금리를 인상하자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앞서 미국 대통령들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년간의 전통을 깨고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 중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해 “달갑지 않다”며 “그들이 최선이라고 여기는 쪽으로 하도록 내버려 두고 있지만 모든 일이 좋지 않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게다가 그는 “누군가는 대통령으로서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할 수 있지만 내 관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므로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본인의 발언이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을 일으킬 것임을 알고도 이와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아주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연준의 정책결정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발표해 재빨리 진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등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금리 관련 논평을 함으로써 지난 20년 이상 이어져온 전통이 깨졌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했던 연준 의장을 공격해 연준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며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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