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미국과 중국이 이번주 3개월만에 무역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정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양국 차관급 대표가 참석한다는 점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협상이 아닌 ‘탐색전’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번 협상을 계기로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 전쟁을 끝내기 위한 본 협상에 돌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중국과 미국의 협상은 이달 22~23일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가 웹사이트를 통해 데이비드 말파스 미국 재무부 차관을 만나 협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협상은 지난 6월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무역협상 이후 약 3개월만에 재개됐다는 점, 지난달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발발 이후 최초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협상에는 장관급이 아닌 차관급 대표가 참여하며, 미국의 무역대표부(USTR)가 아닌 재무부가 협상을 진행해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 부소장은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 어떤 돌파구를 기대해서는 안 되고 기대치를 낮게 잡아야 한다”며 “협상이 아무리 잘된다고 해도 향후 추가 고위급 회담을 다시 여는데 합의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지식재산권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문제 ▲부당한 무역 관행 ▲위안화 평가 절하 등을 주요 의제로 제기할 것으로 예측되나, 중국이 미국의 뜻을 따를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재개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양국 간 무역전쟁은 ‘진행 중’이다. 다만 전세는 미국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무역전쟁’을 대대적으로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미국 다우지수는 7.1%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무려 18.2% 하락했다.


게다가 미국은 지난달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것에 이어 오는 23일부터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달 중으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앞서 중국의 보복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관세 인상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중국에 무역압박을 계속하자는 ‘강경 노선’이 우세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듯 미국이 ‘총 공세’를 펼치자 최근 중국은 이번 무역전쟁에서 패배했으며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마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은 트럼프에게 패배를 인정하고 무역전쟁으로 인한 더 이상의 손해를 막아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겠지만, 단기 손실이 때로는 장기 이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칼럼을 실었다.


이와 관련 커들로 위원장 역시 내각회의에서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를 좋아하지 않는 탓에 그곳에서 빠져나와 이곳으로 오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는 끔찍해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경제가 계속해서 악화되자 시진핑 주석이 나서서 “가능한 한 빨리 양국 관계를 안정화시켜라”고 지시했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11월 중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또는 11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서 만나 양자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두 회의 모두 11월 6일에 있을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 개최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협상을 할 여지가 생긴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이번주 이뤄질 미국과 중국의 차관급 대표 만남이 사전 정지작업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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