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전 세계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 가운데 무역 전쟁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미국과 중국이 협상에 나서기로 결정해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한편 단지 탐색전일 뿐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돼 향후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 시간) 중국 상무부가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서에 따르면 이달말 왕셔우원(王受文)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미국에 방문해 데이비드 말파스 미국 재무부 차관을 만나 현재 전 세계의 관심사인 ‘무역 문제’와 관련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일방주의적인 무역 보호주의 행태에 반대하고 어떤 일방적 무역 조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대등, 평등, 상호신뢰의 기초 위에서 대화와 소통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의 협상은 이달 22~23일에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번 협상의 구체적인 목적을 밝히지 않았으나 <CNBC>에 출연해 “중국이 이곳으로 대표단을 보내는 건 좋은 일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한 “중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인함과 전투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며 “이번 전투는 관세 및 비관세장벽, 쿼터제를 없애고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강제 기술이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지식재산권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문제 ▲부당한 무역 관행 ▲위안화 평가 절하 등을 주요 의제로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 5~6월 세 차례에 걸쳐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인 바 있다. 이번 협상은 지난 6월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무역협상 이후 약 3개월만에 재개됐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커들로 위원장과 미국 내 전문가들은 협상 결과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협상에는 하위급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미국에서 무역대표부(USTR)가 아닌 재무부가 협상에 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 부소장은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 어떤 돌파구를 기대해서는 안되며, 기대치를 낮게 잡아야 한다”며 “협상이 아무리 잘된다고 해도 향후 추가 고위급 회담을 다시 여는데 합의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커들로 위원장 역시 “우리는 멕시코 및 유럽과의 무역협상에서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언급해 중국과의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계속해서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에 이어 오는 23일부터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 추가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밝혔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보복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당초 부과하기로 했던 10%의 관세를 25%로 인상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았던 미국이 ‘강경 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렇듯 미국이 ‘총 공세’를 펼치자 최근 무역전쟁의 패배자는 중국이라는 의견마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은 트럼프에게 패배를 인정하고 무역전쟁으로 인한 더 이상의 손해를 막아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겠지만, 단기 손실이 때로는 장기 이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칼럼을 실었다.


이와 관련 커들로 위원장 역시 내각회의에서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를 좋아하지 않는 탓에 그곳에서 빠져나와 이곳으로 오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는 끔찍해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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