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이례적인 폭염에 따른 에어컨 사용 과다로 누진제 요금이 논란인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전기 사용량이 세계 7위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놀라움을 더했다.


경제규모(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12위)와 인구(27위)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전기를 ‘과소비’한 것이다.


7일 유럽계 에너지 분야 전문 컨설팅업체인 ‘에너데이터(Enerdata)’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전력 소비량은 총 534TWh(테라와트시)로 전년(522TWh)에 비해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력 소비량 세계 1위는 중국으로 한 해 동안 5683TWh을 소비했다. 미국은 3808TWh, 인도 1156TWh, 일본은 1019TWh, 러시아는 889TWh, 캐나다는 572TWh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15년 9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16년에는 8위, 2017년에는 7위로 꾸준히 한 계단씩 올랐다.


특히 전력 소비량의 증가세가 전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2000년 이후 17년간 연평균 전력 소비량이 4.3%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 터키(5.5%)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2010년 이후 전력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한국은 오히려 늘고 있어 이러한 증가세가 더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전기 사용량이 높은 증가율을 보이는 것은 철강과 석유화학, 반도체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의 1인당 가정용 전력 소비량은 1274kWh로 OECD 평균(2324kWh)의 54.6%에 불과하다. 반면 산업용 전력 소비량을 포함하면 전력 소비량 순위가 2013년 기준으로는 8위, 작년 기준으로는 4위로 껑충 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 소비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산업용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면서 “이에 따라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산업용 비중도 지난해 56%로, 절반 이상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재편, 산업계에서 전력 과소비를 방지하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한국전력은 올해 12월까지 오후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사용되는 산업용 심야시간(경부하) 사용 전기요금을 인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가 업계 부담을 감안해 내년 이후로 속도 조절했다.


관련 업계는 산업용 전기료 인상이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전체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실제로 인상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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