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미국이 중국에게 대규모 관세 부과를 선언함과 동시에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이 관세 부과의 피해를 상쇄하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을 두고 ‘신(新)플라자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져 ‘신(新)플라자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최근 위안화의 흐름이 지난 1985년 있었던 플라자합의 당시 일본의 엔화의 흐름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위적인 절상이 과거 미국의 수출 증가에 큰 영향을 못 미쳤어도 지속적인 환율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유럽연합(EU)이 그들의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금리를 낮추고 있는 반면 미국 달러화는 금리를 올리면서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미국은 불법적인 환율 조작이나 나쁜 무역 협정 때문에 잃어버린 것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고 달러화 가치가 높아질 경우, 미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관세를 부과하는 효과를 상쇄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 역시 "우리는 위안화 환율이 조작된 것인지 관찰하고 있다"며 "위안화 약세 문제가 오는 10월 발행되는 환율보고서에서 면밀하게 검토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오는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중국은 ▲미국 기업 투자시 금융 지원 금지 ▲중국 기업의 연방정부 조달시장 진입 금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중국 환율정책 감시 강화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플라자합의란 지난 1985년 미국의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에게 엔화 평가절상을 요청해 달러 강세 현상을 시정하도록 요구한 합의다.


플라자합의 직전 달러당 234엔을 기록했던 엔화 환율은 점점 떨어져 1년 후인 1986년 180엔을 기록했다. 일본의 대미 수출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침체에 빠져들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당시 일본에 비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차이점이 있다. 실제로 중국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은 약 1조1800억 달러(약 1327조원)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여차할 경우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하면 국채 가격이 급락하고 미국 금리가 올라 미국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이 과거 플라자합의처럼 중국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는 상황이 아니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일본은 플라자합의 이후에도 초기에는 자산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구가했다"며 중국의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최 연구원은 이미 위안화 절상 흐름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지난 2005년 관리변동환율제로 변동하면서 위안화가 21% 절상됐다"며 "2010년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논의 이후 중국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고정환율제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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