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무역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위안화는 굴러 떨어지는 바위처럼 하락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 20일(현지 시간)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달러화가 갈수록 강세를 보이는 반면 중국과 EU는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금리를 낮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고 달러화 가치가 높아질 경우, 미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관세를 부과하는 효과를 상쇄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거래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9%(0.0605위안) 오른 6.7671위안에 고시했다. 이로써 7거래일 연속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으며,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2016년 6월 이후 최대치다.


중국 인민은행 국제금융연구원은 "하반기 위안화는 계속해서 평가절하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금융당국이 '미세조정'을 통해 하반기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8~7.0위안으로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중국 수출기업들이 예상 환율에 맞춰 수출 대응 전략을 세우고 무역 전쟁에 따른 환율 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이와 같은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위안화 약세가 환율조작인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위안화 가치 하락과 더불어 원화 가치마저 하락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 직후 원화와 위안화의 30일 이동 상관계수가 0.9를 넘어선데 따른 것이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동조화가 강하다는 의미다.


원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수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지만 수입물가 역시 상승해 내수가 침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전 세계적으로 무역 전쟁이 확산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출이 늘어나기보다는 내수가 침체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으로 중국이 경제 위기에 빠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며 “한국 경제에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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