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연방제도(Fed)의 통화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수십년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같은 발언을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요 외신으로 손꼽히는 <CNBC>와의 인터뷰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진하고 있는 금리 인상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해 “달갑지 않다”며 “그들이 최선이라고 여기는 쪽으로 하도록 내버려 두고 있지만 모든 일이 좋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미국처럼 금리를 올리고 있지 않고 (이에 따라) 우리는 이미 유럽에 1500억 달러를 잃고 있다”며 “유로화는 더 떨어지고 있고 중국의 통화가치 역시 떨어지고 있어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40%, 0.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올해말까지 자산매입 규모를 월 150억 유로로 줄이면서 연말에 양적완화정책을 종료할 것으로 밝혀 미 연준과 함께 긴축 대열에 합류했다.


위안화 역시 달러 강세와 맞물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최근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짐이 보이나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아 사실상 위안화 절하세를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는 대통령으로서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할 수 있지만 내 관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므로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발언이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을 일으킬 것임을 알고도 이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다.


앞서 미국 대통령들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년간의 전통을 깨고 이례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점에 대해 미국 내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은 “트럼프가 연준을 비판할 줄 알고 있었다”며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그들의 기조를) 여기서 멈추는 것은 좋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처드 피셔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총재 역시 “어떤 대통령도 연준의 활동을 방해해선 안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솔한 발언을 꼬집었다.


이어 “내가 제롬 파월이라면 나는 대통령을 무시할 것이고 내 일을 할 것이며, 나는 그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아주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연준의 정책결정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금리에 대한 견해는 잘 알려져 있으며 오늘 그의 발언은 오랫동안 유지된 입장과 대중의 발언의 반복”이라고 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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