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새롬 기자]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 등이 드러난 바 있는 공영홈쇼핑이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일 취임한 최창희 공영홈쇼핑 신임대표가 취임 열흘 만에 ‘갑질 횡포’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낙하산 인사 의혹 등이 불거진 바 있는 최 대표는 팀장급 회의에서 특정제품의 맛이 없으니 편성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원글이 올라왔다.


아울러 청원인은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건강보조식품이 효과가 없다는 최대표의 말에 편성이 중단되는가 하면 수산식품의 경우 가격을 문제 삼아 방송이 중단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벤처부 산하 공기업으로 중소기업의 판로모색을 위해 기획·설립됐다. 개국 소식에 업계 및 기존 중소기업들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민간홈쇼핑의 경우 대기업과 수입제품의 수요가 높아 중소기업이 판로를 개척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여기에 30%가 넘는 수수료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공영홈쇼핑은 정부 지원을 토대로 수수료율 20%를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설립 취지와 다르게 방송 결정이 대표이사의 말한 마디에 좌지우지 된다는 최 대표의 폭로가 나오면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최창희 공영홈쇼핑 신임대표와 공영홈쇼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짚어보기로 했다.



일방적 방송 중단 의혹…맛없으니 편성 빼라?


궁중갈비탕 업체 ‘靑 국민청원’ 고발글 올려…“피해 호소”




취임 열흘 만에 ‘갑질논란’


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공영홈쇼핑 최창희대표이사 갑질 횡포’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궁중갈비탕을 런칭한 중소기업 A업체는 지난 8일 오후 3시 궁중갈비탕 방송이 확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방송 이틀 전인 6일 오후 6시 20분경 담당MD로부터 일방적인 방송 불가 통보를 받았다.


최 대표가 팀장급 회의에서 맛이 없으니 방송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 방송중단 사유였다.


청원인에 따르면 A업체의 궁중갈비탕은 현재 공영홈쇼핑 식품부문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상품은 지난 1년간(2017년 6월~2018년 6월)의 누적 판매량은 130만팩, 누적 매출은 70여 억 원을 기록했다.


청원인은 “130만 팩을 구매해주신 소비자의 입맛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도 매주 1회 가량의 방송만 하고 있음에도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최 대표의 개인적인 입맛으로 방송 불가 상태가 됐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해당 제품에는 품질 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청원인의 주장이다.


청원인에 따르면 이러한 최 대표의 횡포는 A업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청원인은 건강기능보조식품의 경우 최 대표가 건강보조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방송을 중단시켰으며, 수산식품의 경우 국내산 수산물의 현재 가격이 말이 안 된다는 이유로 방송 중단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건강보조식품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모든 자료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해당 서류를 기반으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공영홈쇼핑의 경우 방송 시 원산지 증명 및 그에 관한 모든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글자 토씨 하나라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방송을 할 수 없다.


중소업체는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제출한 뒤 담당 MD 등과의 협의를 통해 방송 날짜를 조율하는 것이다.


문제는 최 대표의 말 한 마디에 이들 업체의 방송이 중단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청원인은 정부 당국의 철저한 확인과 조사를 촉구했다.


사측, “의사소통 과정에서 비롯된 오해”


한편 공영홈쇼핑 측은 A업체의 편성 중단 등의 논란에 대해 “대표님이 방송 중단을 지시한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다는 것이다.


신임 대표인 최 대표가 취임 첫 주 각 팀장급 인사들에게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제품의 품질에 대한 당부를 건넸고, 이 과정에서 담당자가 편성을 중단했다는 것이 공영홈쇼핑 측 설명이다.


아울러 “A업체와는 원만하게 합의됐으며 현재 방송 편성도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업체의 제품 품질에 문제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지속적인 잡음<왜>


공영홈쇼핑의 잡음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7월 출범한 이래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출범 이후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회사 내에 비전문가인 정치권인사들이 포진해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공영홈쇼핑은 지난 2015년 19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016년 94억 원, 지난해 35억 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돼 연설비서관 출신 인사를 비롯해 국회 비서관 출신 등 정치권 인사가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경영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업무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는 것이 공영홈쇼핑의 현실”이라며 “사실상 준공공기관의 성격을 띄고 있는 공영홈쇼핑에 대관업무 담당이 많아야 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난해 내부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 논란이 불거졌던 네츄럴엔도택은 지난해 7월 공영홈쇼핑을 통해 백수오궁의 판매를 재개하면서 총 7차례의 방송을 통해 1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아울러 회사 주가 역시 3배 이상 급증했다.


문제는 백수오궁의 판매 재개 당시 공영홈쇼핑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통해 네츄럴엔도텍의 주식을 매입한 후 다시 매각하면서 시세차익을 거둔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여기에 초대 대표인 이영필 전 대표까지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대표의 부인이 네츄럴엔도텍의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전 대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해야 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하차 이후 장기간의 경영 공백 끝에 공영홈쇼핑은 새로운 신임 대표이사 체제가 들어섰으나 구설수는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낙하산 의혹?


지난 2일 공영홈쇼핑의 신임대표이사로 취임한 최 대표는 제일기획 광고국장, 삼성물산 이사, 삼성자동차 마케팅실 이사, TBWA코리아 대표 등을 역임한 광고 전문가 출신이다.


이에 취임 당시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 대표의 이력 중 유통·홈쇼핑과 연계된 이력은 없을뿐더러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캠프에 합류해 ‘사람이 먼저다’ 광고 카피를 제작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취임 열흘도 되지 않아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일각에서는 최 대표의 자질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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