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서수진 기자] 영양 경찰을 숨지게 한 남성이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병 환자의 범죄가 또 한 번 발생하면서 해당 질병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조현병은 사고, 감정,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으로 흔히 '정신분열증'으로 불린다.


조현병은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아주 흔한 병이다. 일생동안 특정한 병에 걸릴 가능성을 '평생유병률'이라고 하는데 조현병의 평생유병률은 총 인구의 1%다. 대다수의 조현병 환자들은 질병을 굳이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쉽게 눈에 뜨이지 않을 뿐이다.


사진=MBC뉴스캡처

조현병 환자가 언제나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사람을 못 알아보고 시간이나 장소도 잘 모른채 모든 것이 뒤죽박죽 상황으로 지내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에 사로잡혀 겉으로 보기에 이상한 행동이나 말을 하고, 이마저도 현실감을 상실할 정도로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 일시적으로 혼란에 빠지는 정도다. 치료를 통해서 이 시기를 벗어나면 사람들을 만나 사회생활을 하고 직업을 갖거나 결혼 생활을 하는 등 일반인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있다.


조현병의 증상을 구분하는 분류법은 환청과 망상 같은 '양성증상'과 무감동증, 무의욕증과 같은 '음성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조현병의 장기적인 관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일반인들이 많이 우려하는 양성증상들보다 만성적인 무의욕증, 게으름증, 감정 표현의 저하와 같이 사회적 위축을 불러오는 소위 음성증상들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관계자는 "조현병 환자들은 환청과 망상에 사로잡혀 지내기보다는 오히려 겁이 많아 주로 혼자 있으려하면서 사회적으로 위축돼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는 소심한 사람들이 많다"며 "물론 조현병이 묻지마 폭행 등 폭력 및 범죄와 연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폭력 및 범죄와 관련된 조현병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않고 약물 처방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폭력 및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약물 투약없이 증상이 호전되는 치료법은 아직 없으나, 약물의 지속적인 투약 조건하에서는 대다수의 조현병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무리 없이 생활하고 일상으로의 복귀도 가능한 수준이다.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는 환자들이 조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해 질병의 만성화를 부추긴다. 앞으로 아무리 좋은 치료방법이 개발되더라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치료효과를 온전히 발휘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관계자는 "조현병에 대한 맹목적인 혐오감은 조현병 환자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고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힘든 사회적 분위기를 조장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언론의 묻지마 살인과 같은 선정적인 기사에 휩쓸려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안, 공포를 키우는 것보다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가지려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