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미국과 중국의 대규모 관세 전쟁을 하루 앞두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상호 관세부과 보류 합의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중국산 첨단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글로벌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중국 역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에 반발하며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시기, 관세율, 규모에 맞게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과 중국은 1단계로 상대 국가에서 수입되는 자동차, 농산물 등에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관세를 매기기 시작한다.


이때 중국이 미국보다 12시간 빠르다는 점에서 중국이 선제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국은 지난 4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보다 앞서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 중국의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우리의 전화선은 열려 있다”고 언급해 중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한 협상 여지를 내비쳤으나 현재까지 두 국가 간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5일 중국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관세라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도처에서 협박하는 무역패권주의에 대해 중국은 머리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입장을 더욱 확고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무역 전쟁에 접어들면서 그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막대할 것이라고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그로 인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무역 갈등 영향으로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실물 경기가 악화되면서 중국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회사채 디폴트는 지난달말 165억 위안(약 2조75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2016년 207억 위안(약 3조4600억원)의 80%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징 울리히 JP모건체이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회장도 “미국이 6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작하면 소비자 수요가 줄고 경제 전반이 약해지면서 중국 금융시장도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중국 시장이 흔들리면서 그로 인한 여파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다수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나라의 대(對)중 수출은 전체의 24%이며 이 가운데 79%는 중국산 완성품에 들어가는 중간재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한국이 중국산 제품에 들어가는 컴퓨터 칩과 부품의 주요 공급자라는 점에서 중국 수출 둔화는 한국의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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