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지혜 기자]세종대학교 김태훈 교수가 미투 폭로와 관련한 추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5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비대위와 세종대 영화 예술학과 교수 일동 명의 기사들을 보며 참담한 마음에 다시 글을 올리게 됐다“며 입장을 밝히게 된 경위를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비상대책위원회를 향해 “당신들이 재학생 전수조사를 빙자하여 주장한 ‘성희롱’에 대해 ‘혐의없음’ 결과가 나왔다”며 “당신들이 주장한 ‘공금횡령’ 또한 혐의가 없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다. 확인하고 주장하라”고 일갈했다.


그는 “폭로자 A는 학교의 진상조사에 나오지도 않았고 학교도 A 폭로자의 사안이 해당이 되지 않아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저의 안건은 성추행 의혹을 주장하는 폭로자 B의 건이다. 왜 학교의 진상조사에는 응하지 않았으면서 이렇게 소모적인 거짓 여론조성만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영화예술학과 교수 일동 명의의 글에 대해서는 “난 이미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단지 그냥 이렇게 생을 마감하기에는 지나온 내 인생이 불쌍하고 이렇게 생을 마감하면 평생을 성범죄자 아비를 둔 자식으로 살아가야 할 내 자식들이 불쌍해 싸우는 것”이라며 “나의 지난 행동에 도덕적 비난은 얼마든지 수용하겠으나, 제발 실체적 진실과 사법적 판단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주장으로 범죄자로 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하 김태훈 교수 입장 전문


개인으로서 진실 하나만 가지고 집단에 저항하는 것은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 예견하고 있었습니다만,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어제 저녁 이른 바 ‘비대위’와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 일동’ 명의로 보도되는 기사들을 보며, 참담한 마음에 다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입장문 발표이후


제가 지난 6월 27일 저를 제발 법정에 세워달라고 간곡히 요청 드린 입장문을 전한 이후, 이른바 ‘비대위’ 측은 그들의 페이스북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현재 징계가 확정된 성폭행 및 성추행건에 대해서도 ”혐의없음“으로 오해를 하게 할 목적으로 비열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우선, 바로잡고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징계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거짓된 주장을 한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 제가 보내드린 입장문과 몇 가지 사실관계 자료에 근거하여 저의 입장을 보도해 주셨습니다. 일부 언론의 오해 소지가 있을 수 있는 헤드라인을 근거로 제가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입니다.


처음에 한분 한분 기자님들께 이메일을 보내며, 혹시나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하여 “비대위의 근거 없는 추가의혹(성희롱) 대해 진상조사위원회가 내린 결과공문”이라는 첨부화일 소개 글 까지 추가로 명시하였습니다.


처음 몇 분의 기자 분들께 보내드린 자료에 일말의 오해가 있을까 우려하여 추가로 명시한 것입니다. 그러니, 의도적으로 여론 조작했다는 주장은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근거는 제 이메일에 남아있습니다.


정확히 확인하고 넘어가죠. 당신들이 재학생 전수조사를 빙자하여 주장한 ‘성희롱’에 대해 ‘혐의없음’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당신들이 주장한 ‘공금횡령’ 또한 혐의가 없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습니다. 확인하고 주장하십시오. 그리고, ‘성추행’ 의혹을 주장한 이른 바 B씨에 대한 안건에 대한 징계위의 윤리적 판단과 징계절차가 남아있습니다. 저는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거짓 주장을 한 적 없습니다.


도대체, 당신들의 성명에 등장한 징계관련 ‘성폭행’이란 말은 어디에 근거한 표현인지요?


두루뭉술 모르는 척 말하지 마시고 명확히 말해주십시오. 1차 폭로자 A씨가 주장한 ‘성폭행’은 진상위원회에 회부조차 되지 않아 조사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또한 폭로자가 조사에 응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진상위나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민감한 진행사항까지 상세히 잘 아는 비대위에서 “징계가 확정된 성폭행 및 성추행건”이란 거짓 표현을 하는지요?


비대위가 페이스북에 링크해 놓은 기사에도 ‘성폭행’이라는 단어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이야말로 저를 ‘성폭행범’이라는 프레임에 몰아넣으려는 비열한 여론전이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장문을 기자님들께 보내드렸습니다. 여론 조작이라니요? 그동안 그대들의 오랜 거짓 주장들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너무나 많은 거짓주장에 자료를 정리하기도 벅찰 지경입니다.


한 가지 더 묻습니다. 비대위의 과거 성명서(4월 11일자)에는 “현재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태훈 교수의 위력·위계에 의한 성폭력·성추행 사건이 사실임이 확인되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어느 언론에 따른 것이며, 어느 사법기관에 의해 확인된 것인지요?


사람의 생명이 걸린 일입니다. ‘아니면 말고’ 식의 근거 없는 주장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릅니다.


어제(7월 3일자)의 비대위의 주장에 대하여


비대위의 새로운 거짓 주장에 대해서도 몇 가지 말씀드립니다.


폭로자 A씨는 당시 마치 대리기사처럼 제 차를 운전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당시 저의 차가 어떤 차종인지 기억하는지요? 직접 운전했다면 차종을 아실텐데요? 당시 제차는 아무나 운전할 수 없는 차였습니다. 당시 저의 차종을 안다면 그렇게 함부로 거짓말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에게 당시를 증언해준 분들은 많은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폭로자 A씨가 저와 만나던 같은 시기에 만남을 가졌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분은 당신들의 공격이 무서워 나서지 못한다고도 합니다. 거짓말 탐지기든 뭐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저는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폭로자 A는 학교의 진상조사에 나오지도 않았고, 또한, 학교도 A 폭로자의 사안이 해당이 되지 않아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저의 안건은 성추행 의혹을 주장하는 폭로자 B의 건입니다. 왜 학교의 진상조사에는 응하지 않았으면서 이렇게 소모적인 거짓 여론조성만 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비대위는 징계위의 결과를 기다린다고 하면서 실제적인 진실을 밝히기 위한 다툼이 필요한 B의 폭로에 대해서는 왜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지요? 저는 폭로자 B가 저를 법정에 세워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영화예술학과 교수 일동’ 귀중


이런 진흙탕과 같은 소모적 폭로전에 학과의 교수들이 관여하는 것을 보며 저는 참담함을 억누를 길이 없습니다. 결국 비대위의 뒤에 어떤 세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며, 또한 이것은 학과 내 세력 다툼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하여, 이를 보는 외부인들에게 부끄럽고 안타깝습니다. 이제 이 싸움에 ‘미투’는 사라지고 그 실체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법적 판단에 근거하지 않은 당신들의 무조건적인 맹신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건지요? 저에게 상습적인 성추행이나 성희롱 문제가 있었다면 지금 당신들이 취하는 태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과 내 300명의 전수조사에서 그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요? 어쩌면 지극히 사적인 과거 20년 전의 일과 다툼의 소지가 있는 남녀 간의 문제입니다. 전 혼자 된 지 10년이 됐습니다. 혼자인 제가 자연스러운 이성간의 호감을 가지는 것이 이렇게 죄가 되는지요? 최소한 15여년이 넘게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한 동료들이었는데,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저의 이야기를 단 한번이라도 들어보고 지금의 행동을 취하시는 건지요? 학과의 그 누구도 동료교수였던 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청한 이가 없었습니다. 최소한의 동료애도 없는 이 현실에 저는 그냥 제 자신을 탓 할 뿐입니다. 무소불위의 당신들은 ‘학과교수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저에게 인격말살적인 폭력을 휘두르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전 누구에게도 탄원서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신들은 이러한 입장표명을 통해 혹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저의 진실에 동조하려는 것을 막으시려는 건가요? 도대체 무엇인 두려워서 그러는 것인가요? 혹 제가 학과로 복귀할까봐 그것이 두려워 이렇게 조급해하시는 건가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의 유일한 목적은 입장문에서 밝혔듯 잃어버린 저의 명예를 되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는 학과내의 그 어떤 이해관계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전 이미 모든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렇게 피투성이가 되도록 애써도 이미 다시 원래의 상태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잘 압니다. 단지 그냥 이렇게 생을 마감하기에는 지나온 제 인생이 불쌍하고 또 이미 밝혔듯 이렇게 생을 마감하면 평생을 성범죄자 아비를 둔 자식으로 살아가야 할 제 자식들이 불쌍해 싸우는 것입니다. 지난 4개월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의 지난 행동에 도덕적 비난은 얼마든지 수용하겠으나, 제발 저를 실체적 진실과 사법적 판단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주장으로 범죄자로 몰지 마십시오. ‘일동’이라는 그 실체가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당신들은 이미 거대한 조직이고 저는 나락으로 떨어진 일개 개인일 뿐입니다.


2018년 7월 4일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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