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환경도 중요하지만 ‘생존권’ 지켜줘야”

지난 26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 반대 청원글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최근 영풍그룹의 석포 제련소 폐쇄를 두고 환경단체와 주민들 간의 갈등이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단체는 환경보호를 위해서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석포제련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최근 환경단체 등이 영풍그룹의 석포제련소로 조업중지 처분이 연기되자, 낙동강 수질오염이 영풍제련소 때문이라며 지역 영풍문고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폐쇄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지난 26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낙동강 상류 태백 봉화 주민들의 생계 터전 석포제련소를 지켜주세요’ 라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은 봉화군 석포면 청년회와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 시도를 반대하는 태백 봉화 모임이 올린 것이다.


청원글에서 이들은 영풍그룹 석포제련소 폐쇄를 반대하며 “석포제련소로 인해서 탄광이 문을 닫은 이후에도 태백시가 유지되고 있다. 석포면은 시골 마을에서는 유일하게 젊은 인구가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이 태어나 학생 인구가 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풍 제련소 직원은 1200여명이다. 이들에게는 숱한 가족들이 딸려있으며, (직원들 외에도)제련소 덕에 살아가는 많은 분들이 계신다”며 환경단체의 폐쇄 요구는 생계와 삶의 터전을 없애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청원글은 환경단체가 ‘낙동강과 안동댐 오염’의 주범이 석포제련소라는 주장에 대해 “석포제련소 앞 강물에는 물고기가 살고, 수달이 돌아다닌다. 봄이면 왜가리들 우는 소리에 잠을 못 잘 지경”이라면서 “그런데 어떻게 2백리도 더 멀리 떨어진 안동댐 물고기가 석포제련소 때문에 죽는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기사를 보니 안동댐 오염은 수자원 공사가 무더기로 논밭 농사를 허가 내주고, 불법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방치해서 생긴 일”이라며 “축구장 220배 만한 논밭에서 농약이나 비료로 인해서 오염된 물이 흘러 나와 안동호를 오염시키고 있는데, 환경단체들은 아무 근거 없이 제련소 때문에 100km나 떨어진 안동호의 물기들이 죽고 그걸 먹은 왜가리가 죽는다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하류의 오염이 상류의 우리 탓이 아닌데 환경단체는 거짓말을 하면서 낙동강 상류 지역인 우리 태백과 봉화 주민들의 목을 조르고 숨통을 옥죄어 오고 있다”면서 “경제는 점점 어려워지는데 공장에서 일자리까지 잃으면 어떻게 살아가나. 어떻게 이런 일이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는 이 정부에서 일어날 수 있냐”면서 울분을 터트렸다.


마지막으로 “환경단체의 터무니없이 과장되고 왜곡된 거짓말을 듣지 마시고 저희 태백 봉화 마을의 피맺힌 눈물을 봐 달라”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이들이 ‘국민청원게시판’을 이용하면서까지 반대를 하는 이유는 실제로 석포면 전체 인구 중 석포제련소 및 협력업체의 근무하는 사람만 40%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직?간접적으로 석포제련소에 근무하고 있는 이들을 제외하고도, 상점이나 음식점들 역시 ‘제련소 직원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기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만약 석포제련소가 문을 닫게 되면 지역경제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때문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제련소가 지역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기반이기에, 환경 문제 만큼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도 고려되야 한다”며 "석포제련소 폐쇄 이후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 대안도 없이 무작정 폐쇄부터 하겠다는 것은 결국 석포제련소와 관련된 지역 주민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다. 이 사안을 한쪽으로 편향된 시각으로 보면서 '무조건' 폐쇄를 주장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해당 청원글은 이날 오후 4시 기점으로 851명이 동의했다.


<사진제공 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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