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갈등부터 투자자 불만 속출 ‘점입가경’

경남제약은 ‘레모나’로 비타민 명가로 자리매김했으나 잇따른 악재가 겹치면서 총체적 난국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경남제약은 ‘레모나’로 비타민 명가로 자리매김했으나 잇따른 악재가 겹치면서 총체적 난국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희철 전 경남제약 회장과 현 경영진 간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소액 주주들까지 이 같은 문제에 반기를 들며 일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엎친데 덮친격으로 경남제약은 회계부정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지난 3월부터 거래가 정지가 돼 상장 폐지 위기설도 제기됐다.


다행히 상장 폐지 위기는 모면했지만, 경영 개선 기간 6개월 안에 별다른 변화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재심의에서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결국 현 경영진이 사태 수습 나서기 위해 ‘새 주인 찾기’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M&A 역시 만만치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MH아경그룹을 선정해 이달 15일까지 이행보증금을 납입할 예정이라 사측은 밝혔지만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과 소액주주들의 매각 반대로 일정이 연기됐다.


일각에선 경남제약 회사 자체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이 전 회장·경영진·주주를 비롯한 ‘삼파전’ 양상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어려워 M&A 성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주들 깜깜이 매각 지적…“주식 거래재개 지연 피해”


사측, 공개매각 조속히 완료 예고…“경영정상화 협력”


끝나지 않은 경영권 싸움


지난 2007년부터 2013년 1월까지 재직한 이 전 회장은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2014년 기소되면서 경남제약의 경영에 첫 번째 빨간불이 커졌다.


그는 이후 지난해 8월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아 현재 구속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20.83% 지분(234만4146주)을 보유한 최대주주의 명분으로 경영권을 다시 되찾고자 했다.


이에 경남제약 현 경영진이 소송전을 진행했다. 지난해 9월 경남제약은 이 전 회장과 김성호 전 기획조정실장에게 분식회계로 회사에 입힌 손해를 물어내라며 1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경남제약은 12월 1일 160억원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이 전 회장을 상대로 50억원 규모의 예탁유가증권 가압류 소송을 제기해 결국 승소의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복역 중이던 이 전 회장의 대응도 만만치 않았다. 2017년 9월 그는 부인 명의로 된 지분 13.79%를 본인 명의로 전환하면서 지분 20.84%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어 감옥 안에서 경영권 탈환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임시주총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현 경영진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법원이 해당 신청을 기각하게 되며, 주총은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현 경영진이 표 대결에서 밀리면서 모든 안건이 부결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전 회장이 대학생인 자신의 딸을 비롯해 측근 3명을 등기이사로 제안하면서 당시 갈등은 더욱 커지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이 올해 1월 그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매수 주체를 놓고 페이퍼컴퍼니 의혹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현 경영진과의 분쟁이 확대됐다.


이로 인해 이 전 회장이 에버솔루션-텔로미어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은 국세청이 이 전 회장의 주식 전체를 압류하면서 지난 5월 17일 해지됐다.


경남제약은 지난 3월 2일 코스닥 ‘거래정지’까지 이어졌고 결국 현 경영진은 이 전 대표와 별개로 제3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다.

얽히고설켜…해결 기미 요원


이 같은 일련의 과정 속에 경남제약은 지난 3월 2일 코스닥 ‘거래정지’까지 이어졌고 결국 현 경영진은 이 전 대표와 별개로 제3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에 소액주주들까지 거세게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고 현 경남제약 경영진을 상대로 매각 과정에 소액주주 대표가 참가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보안상의 이유로 이를 거부하기도 하는 등 양측 갈등은 더욱 심화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 해임을 관철하기 위해 임시주총 소집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소액주주들은 회계부정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황에서 회사의 주인도 아닌 경영진들이 주주 이익에 반하는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이 전 회장의 부정회계 및 현 경영진과의 경영권 분쟁 등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주권 거래가 정지돼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기존 이사진을 해임하고 신규 이사 선임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액주주와 만남


최근 경남제약 경영진은 소액주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을 열어 경영현황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사측이 소액주주들과의 적절한 소통없이 KMH아경그룹을 공개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데 따른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경남제약 주주들은 사측에 조속한 거래 재개, 투명한 M&A 추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화영 경남제약 상무는 ‘필요한 절차를 거친 후 답변하겠다’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M&A 절차에 대한 불만은 소액주주뿐 아니라 이 전 대표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에버솔루션 측 역시 같은 입장이다.


에버솔루션 측은 경영개선 계획안에 공개 매각을 진행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고 전달받은 사항조차 없다는 입장으로, 매각 진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소액주주들과 에버솔루션 양측은 빠른 거래 재개를 요구하는 한편, KMH아경그룹 관계자를 포함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 마련을 촉구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사측 역시 긍정적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가 신청한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선임 가처분 신청 결과가 일주일 이내에 발표될 예정이며, 그 전에 주주, 에버솔루션, KMH아경그룹, 경남제약 경영진 등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한편, 경남제약이 지금까지 일련의 진통 과정을 거쳐 과거 화려했던 제약 명가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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