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해서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나라와 경남, 당을 위한 선거”

유튜브 캡쳐.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 TV 광고.


[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6·13 지방선거가 사전투표까지 진행되며 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터질듯 달아오른 선거경쟁 속에 범람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표현은 덤이다. 광역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의 TV광고 속에 ‘전설의 복서’로 분하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전·현직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후보도 있고, ‘40여명에 달하는 지역주민’을 등장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의 경우는 ‘날달걀’을 맞았다. ‘자유한국당 뭘 잘했나’ ‘욕먹어도 싸다’ ‘그냥 망했으면’이라고 질타하는 민심에 숙연하게 고개 숙인 김 후보는 “어무이 죄송합니다. 아부지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다. 그러면서 “경남도민의 마음을 다시 꼭 돌리고 싶다”고 호소한다.


대다수의 선거광고가 스스로를 ‘잘난 후보’로 포장하는 것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차별화 된 지점이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김 후보는 광고 밖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관훈토론회에서 과거 자신의 실책을 꼬집는 질문들에 ‘아니다’라고 부정하거나 말을 돌리지 않고 그대로 ‘맞다. 잘못이다’라고 모두 인정해 버렸다. 토론회에서 그의 발언 전략은 ‘반성을 내세우면서 그 시행착오를 토대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형태의 화법으로 보였다.


장점을 피력하는 것이 대부분인 선거에서 반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는 김 후보를 직접만나 대답을 들어봤다.



유튜브 캡쳐.


‘날달걀’ 맞으며 ‘민심회초리 수용’


네 편·내 편 가르는 김경수 부적절


1Q : 광역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의 영상광고가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김태호 후보의 경우는 계란을 맞으며 민심의 회초리를 겸허히 수용하는 광고가 이슈가 됐는데.


- 지금 보수 진영이 무너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변명할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사죄하고, 다시 잘 하겠다 이렇게 호소해야 한다. 그런데 무너진 국민들의 마음을 누구하나 어디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누구하나 감당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게 참 가슴 아팠다.


- 그렇게 상처 나고 무너진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려면 누구라도 나와서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 이 광고는 그런 저의 마음이다. 이번 선거에 나온 것도 다시금 반성하는 보수, 반성하는 우리 보수진영의 정치인으로서 뭐라도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김태호를 위해 시작한 선거가 아니다. 나라와 경남, 당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선거다.


2Q : 경쟁자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는 노무현·문재인을 상징하는 ‘두 거인’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냈다. 광고 뿐 아니라 김경수 후보는 줄곧 문재인 대통령과 자신을 한 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 후보를 한 팀으로 묶는 신·구세력간 대결 프레임을 제시해 왔는데.


- 경남 위기를 극복하고 더 발전해 나가기 위해선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네 편·내 편 가르는 발상은 경남을 책임질 적임자의 생각으로서는 부적절한 것이 아닌가 싶다. 김태호가 도지사 되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후보는 경남 발전 돕지 않고 외면하시겠는가? 정말 도민을 위한 지도자라면 그런 것을 뛰어넘어 도와주실 것이다.


- 또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김태호가 잘 한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야당지사로서 전국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이룩한 경험이 있다. 문 대통령은 또 경남 출신이시지 않은가. 대통령과 야당대표 사이의 가교역할을 해낼 자신이 있다.


3Q : ‘협력’만 놓고 본다면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후보가 더 자신 있어 하지 않겠는가? 경남지사가 반드시 김태호 후보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협력이란 건 무조건 적인 찬성과 동조만을 뜻하지 않는다. 협력에는 부족한 것을 메워주고 보완해주는 것이 포함된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오만해진다. 지금 문재인 정권이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 보다 필요한 것은 무조건 적인 공감과 동조가 아닌 견제다.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견제 받아야 할 부분에는 과감히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것은 김태호일 수밖에 없다.


- 특히 민주당은 재작년(2016년) 총선 승리로 1당이 됐고 작년 대선에서도 큰 표차로 승리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압승한다면 대한민국은 한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위험한 상태가 될 것이다.


- 그런 의미에서 경남은 이번 선거의 상징적인 지역이다. 문재인 정부는 보수의 한 축인 경남마저 얻고자 대통령의 측근을 후보로 냈다. 문재인 정부가 오만에 빠지지 않으려면 균형을 맞춰 줄 견제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도민여러분들은 김태호를 선택해 문재인 정부가 민심에 겸손하게 귀 기울이게 해 달라.


김태호 후보와 인터뷰 하는 김영덕 편집국장.


‘상징적 대결 경남’, 균형 맞춰달라


文, 野 트럼프·김정은처럼 설득해야


4Q : 지금 문재인 정부가 견제 받아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 제가 도의원, 군수, 두 번의 도지사,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지만 이번 만큼 힘들고 절박한 선거는 없었다. 선거가 어려워 힘든 것도 있지만 만나는 도민들마다 모두 힘들다고 하셔서 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분들,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분들이 너무 많다. 사업도 어렵고, 장사도 어렵고, 취업도 어렵다. 제가 경남의 골목골목 안 가본 데가 없지만, 사는 게 지금처럼 힘든 건 처음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셨다.


- 전년1분기와 비교해 금년1분기에 상위 27%가구의 소득만 늘었고 나머지 73%의 소득은 줄었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1년전보다 8%나 줄어, 통계집계후 최대감소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최저임금을 크게 올렸지만 오히려 어려운 계층인 저 소득층이 더 힘들어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정부정책의 잘못을 인정했다. 최저임금인상이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준다며 문대통령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신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케이디아이(KDI)도 계획대로 최저임금을 올리면 내년에는 더 힘들어질거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도 소득분배가 악화된 것은 아프다며 소득주도성장의 파급효과를 재점검해보자고 고백을 했다.


- 그런데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불과 이틀 만에 원 위치로 돌아왔다.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효과가 90%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근거로 삼은 자료는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소득이 올랐다는 통계를 인용한 것이다. 선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봐 거짓 통계를 인용한 거다. 최저임금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무직자 등 ‘근로자가 아닌 가구’는 뺀 통계를 인용했다. 저는 문 대통령이 그 사실을 모르고 인용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알면서도 선거에 이기기 위해 국민을 속인 것이다.


- 문재인 정부가 일부러 저소득층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선한의도가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결과를 만들어내는 리더십이 부족하고 정책이 잘못된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미 작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소득주도성장론은 위험하다고 경고해 왔다. 문 대통령도 인정했듯이 정말 필요한 혁신성장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착시 효과 때문에 한국경제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안 보이고 있을 뿐이다. 경남의 주력 산업인 조선, 기계 산업을 비롯해 자동차, 철강 등 한국의 주력 산업이 다 무너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일자리는 늘지 않고 공무원만 늘고 있다. 경남마저 민주당이 이긴다면 문재인 정부는 실패한 경제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것이다.


5Q : 경남의 주력 산업도 위기라고 말씀하셨다. 일자리 위기를 경남에서는 어떻게 풀 생각인가?


- 경남 지역 대부분이 조선 방산 중화학공업이다. 요즘 이 산업들을 보면 세계경제를 비롯해서 어려운 게 참 많다. 벌크선이나 컨테이너 선 같은 노동집약형 저가 선박을 만드는 것은 그만큼 중국이나 기타 나라들에게 경쟁력을 잃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조선업을 다시 일으키려면 시추선 쇄빙선 같은 고급의 선박들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 또 카이(KAI.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는 지금 방산(방위산업) 쪽에만 몰입돼 있는데 민간항공 쪽도 신경 쓸 수 있도록 해주는 등 이러한 주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


6Q :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한다는 입장이시다.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 분명 민족적으로도 한반도를 봐서도 잘 된 일이라 생각한다. 잘 됐으면 좋겠고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가 응원하고 지원해야한다. 다만, 이것을 수행하는데 비용이라든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고 또 지금 문재인 정부가 야당패싱 중인데 야당지도자들까지 설득을 해서, 마치 트럼프(미국 대통령)이나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설득 했을 때처럼 해서 온 국민을 통합해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7Q : 끝으로 유권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 경남이 어렵고, 당이 어려워 출마를 결심했다. 절박하기 때문에 더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 뛰었다. 땀으로 경남을 적시고 있다. 다행이도 이제 도민들께서 닫았던 마음을 열어주고 계신다. 승리를 향한 문이 열리고 있음을 확신한다. 대한민국을 위해 반드시 이기고 싶고, 경남을 위해 꼭 이기고 싶다. 한국당의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해 이기고 싶다. 도민 여러분 다시 한 번 김태호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다시 한 번 뛰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땀과 눈물을 바쳐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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