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새롬 기자]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밀레니엄베이비’의 홈런이 터졌다. 주인공은 한화이글스의 신인 정은원. 그야말로 깜짝 ‘투런포’였던 이 홈런은 한화이글스의 대역전극을 만드는 발판이 됐다.


지난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한화이글스는 8회까지 6-9로 뒤졌다.


5회 말 장영석에 3점포를 맞은 한화는 4-7로 뒤진 상태였으나 6회 초 1사 2,3루에서 대타 최재훈이 2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때리면서 1점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7회 2사 만루에서 이택근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다시 끌려가던 상태였다.


9회 초 넥센은 마무리 조상우를 냈고 한화는 하위 타순이 타석에 들어설 차례. 승부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대타 최재훈이 유격수 김하성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이제 막 프로 무대를 밟은 2000년생의 신인 정은원.


볼카운트 3B1S에서 정은원은 조상우의 가운데로 몰린 5구째 시속 152km의 직구를 잡아당기면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추격의 불씨가 된 이 홈런 이후 이용규의 몸에 맞는 공, 양성우의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든 한화는 송광민, 제라드 호잉이 연달아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김태균이 동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후 2사 1,3루에서 이성열이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한화는 역전에 성공했다.


9회 말 한화의 마무리 투수 정우람이 1이닝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내면서 10-9로 한화는 대역전극을 일궈내며 넥센전 3연패를 끊어냈다.



“태어나서 처음 쳐본 홈런”


이날 홈런은 한화에게도 정은원에게도 의미가 있는 홈런이다.


인천고를 졸업한 뒤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은원은 올해 한화의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3명의 신인 중 한 명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 올 시즌을 시작한 정은원은 퓨처스리그 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79(29타수 11안타) 4타점 4도루 9득점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정은원은 대타, 대수비로 5경기에 출장해 5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안타를 신고하지는 못한 상태. 그런 정은원의 프로 데뷔 첫 안타가 팀 승리에 가교점이 된 추격의 투런포였던 것이다. 아울러 올해로 37년째인 프로야구 사상 첫 2000년생이 때린 첫 홈런이다.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은원은 “프로데뷔 첫 안타가 홈런이라는 점이 실감나지 않는다”면서 “태어나서 처음 친 홈런”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중·고교 시절을 포함해 홈런을 처음 쳐봤다는 것.


더욱이 의미가 있는 것은 팀에 승리를 안기는 홈런이었다는 점이다. 정은원은 “홈런도 의미가 있지만 팀이 역전승을 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프로 데뷔 첫 안타가 나오지 않아 조급한 마음이 있었다는 그는 “급한 마음이 있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오늘 카운트가 유리했고, 편한 마음으로 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생 최초 홈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앞으로 더 좋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결승타를 때려낸 이성열(34)은 “은원이가 팀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며 “풀카운트 상황애서 상대 실투를 놓치지 않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칭찬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 역시 “신인이 돌파구를 마련해주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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