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새롬 기자]프로농구 원주 DB가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승을 거두며 10년만에 정상 등극을 위한 순조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DB는 10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SK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94-89로 승리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 전 승리팀의 우승확률은 무려 90%. 2연승을 선점한 DB는 기분 좋은 서울 원정에 나서게 됐다. 두경민 없이 승리를 거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정규리그 MVP로 선정된 두경민은 이날 경기 시작 후 14초 만에 무릎을 다치며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러나 신인 이우정이 두경민의 공백을 메웠다. 지난해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DB 유니폼을 입은 이우정은 이날 경기에서 2쿼터 초반 3점슛 2개를 꽂는 등 12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깜짝 활약했다.


아울러 1차전에서 38점을 몰아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버튼은 이날도 3쿼터에서 연속으로 18점을 몰아치는 등 39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제임스 메이스가 1차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으나 로드 벤슨과의 골및 분위기 싸움에서 밀렸고, 제공권 싸움에서도 완패했다.


승부처에서 테리코 화이트가 24점을 기록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공격루트를 찾지 못한 SK는 신인 안영준이 15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김선형, 변기훈, 김민수 등이 부진했고 국가대표 최준용은 무득점에 그쳤다.


경기는 초반부터 화끈한 외각포 대결이 펼쳐졌다.


SK는 안영준, 변기훈, 김민수가 릴레이 포를 터뜨렸으며 DB는 버튼과 김현수가 응수하면서 3개씩 주고받았다. 1차전에서 9점으로 부진했던 메이스는 골밑에서 6점을 올리면서 SK가 주도권을 잡았다.


1쿼터에서 DB는 21-25로 뒤진 상태였다. 더욱이 경기 시작 14초만에 최부경과 부딪힌 두경민은 무릎 부상을 입었다. 1차전에서도 비슷한 부위에 골타박상을 당했던 터라 DB 벤치는 긴장했다. 그러나 두경민의 대체 자원으로 낙점받은 이우정이 과감한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까지 41-47로 분이기를 바꾸지 못했던 DB는 3쿼터에 접어들면서 외곽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서민수가 쿼터 시작과 함께 3점포를 꽂아넣었고, 연이어 2개를 더 성공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버튼의 쇼타임이 이어졌다. 종료 5분 4초를 남기고 성공한 자유투 2개를 시작으로 혼자서 연속 18점을 몰아친 것이다. 버튼의 3점슛 연속 3방은 SK의 전의를 상실케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버튼은 3쿼터에서만 20점을 기록했다.


75-66, 9점 차의 4쿼터 승부에서 SK가 공격을 위해 메이스 대신 화이트를 기용함에 따라 골밑의 높이가 낮아지자 DB는 벤슨을 통해 SK의 골밑을 집중 공략했다.


SK는 종료 29.4초를 남기고 김선형의 3점슛으로 89-92까지 추격했으나 DB가 마지막 공격에서 버튼의 자유투가 2개 성공하면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우정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저를 믿어주셔서 경기에 투입해주셨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팀에 온 것은 정말 영광이다”라며 “행복한 선수라고 생각하고 뛰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DB 이상범 감독은 “오늘 경기는 졌다고 해도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고 운을 뗐다.


“경민이가 빠졌지만 다른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며 수비하는 모습, 리바운드 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SK보다 강한 것 같다”고 말한 이 감독은 이런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나는 판만 깔아줬고 나머지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한 이 감독은 “김주성, 윤호영, 버튼, 벤슨 등 선수들이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며 독려했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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