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상식 중계화면 캡쳐.

[스페셜경제=김새롬 기자] 지난 24일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지상파 방송 <SBS>는 기미가요를 생중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KBS>가 기미가요가 틀어지기 전 광고를 송출하고, <MBC>가 경기영상을 다시 보여주는 것과 달리 <SBS>는 기미가요를 그대로 송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캐스터 배성재는 “일본의 국가연주입니다”라는 멘트를 덧붙였다.


‘천황의 통치시대는 천년만년 이어지리라. 돌이 큰 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이끼가 낄 때까지’. 천황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바랐던 내용의 가사. 일본 군국주의 시대를 찬양하는 내용의 이 가사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주관 하에 하루에 한 번 이상 반드시 부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집회 및 음악회, 각 학교 조회시간에는 일본 국기 게양과 경례 뒤에는 반드시 부르게 했다.


황민화 정책의 끝이자 일본 군국주의를 여실히 드러낸 이 노래는 2차 대전에서 일본이 패전국이 되면서 폐지됐으며 1945년 광복 이후 국내 방송사에서는 지난 2014년 <JTBC 비정상회담> 프로그램에서 일본인 출연진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기 전까지 송출된 적이 없다.


당시 비정상회담의 기미가요 송출이 몰고 온 파장은 엄청났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JTBC에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25조(윤리성) 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법정 제재인 ‘경고’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방통위는 “방송사가 사과문 게재, 사과방송 및 관계자에 대한 징계조치 등 다각적으로 노력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일간 과거사 문제가 현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 되는 음악을 사용한 것은 국민의 역사인식과 정서를 배려하지 않고 민족의 존엄성과 긍지를 손상시킨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SBS 홈페이지 캡쳐.


더욱이 웃긴 것은 <SBS>역시 당시 <JTBC>가 해당 프로그램에서 기미가요를 송출했던 것에 굉장히 비판적이었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10월 29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따르면 사회자 한수진은 기미가요에 대해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민족성을 말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말하면서 중앙대학교 노동은 교수와의 약 11분가량의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 내용 역시 기미가요의 역사, 문제점, 현재 기미가요를 대하는 일본인의 반응 등이다.


방통위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미가요 송출에 대해서는 ‘방송심의규정’에 의거, 안건 상정 후 ‘경고’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며 “<SBS>의 기미가요 송출의 경우 아직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았고, 관련 민원이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SBS>는 기미가요 송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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